관영 보험제도인 ‘퍼블릭 옵션’ 제외…공화·민주 모두 불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상·하원 법안을 절충한 새로운 의료보험 개혁안을 22일 공개했다. 그러나 의보 개혁안 통과를 향한 앞길은 여전히 험난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10년간 1조달러의 재정을 투입해 의료보험이 없는 미국인 3100만명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새로운 의료보험 개혁안을 마련해 이날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개혁안은 지난해 상원이 통과시킨 법안을 토대로 하원 법안의 일부 내용을 절충한 형태를 취했다.
특히 이번 개혁안은 보험회사들이 터무니없이 보험료를 인상하면, 정부가 이를 원상복귀시킬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갖게 했고, 보험회사들이 기존 질병기록을 이유로 보험가입을 거부하는 행위도 금지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반대해 온, 애초 오바마 의보개혁안의 핵심이었던 ‘퍼블릭 옵션’(정부가 별도의 의료보험 제도를 운영하면서 민간 보험회사와 경쟁해 보험료 인하를 유도하는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데이비드 액셀로드 백악관 수석 보좌관은 이날 새 의보개혁안에 대해 “점점 악화되는 (의보개혁안 과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새 의보개혁안이 공화당 의견을 반영했다고 주장하지만, 공화당은 아예 기존 법안을 전면 폐기하고, 새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타협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민주당 진보 성향 의원들은 퍼블릭옵션 양보 등 의보개혁안 후퇴에 대한 반발 여론이 강하고, 하원 의원들 사이에선 상원 법안을 기초로 했다는 점에서도 또 불만이 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 등 일부 언론은 “세금을 올리고, 비용은 늘리는 최악의 결정이다. 오바마와 민주당은 반론을 들을 생각이 없든지, 아니면 묘안이 없든지 둘 중 하나”라며 혹평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를 백악관 인근의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로 초청해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의보개혁 의제를 놓고 토론회를 갖는데, 이를 마지막 승부처로 보고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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