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지난달 16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늘어나 3년 만에 최대의 고용증가 실적을 기록했으나, 백악관은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은 4일 <시엔엔>(CNN)과 <에이비시>(ABC) 방송에 나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크리스티나 로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도 이날 <엔비시>(NBC)에 출연해 “경제가 여전히 어렵고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백악관의 반응은 ‘엄살’이 아닌, 말 그대로 경제상황을 낙관하기엔 이른 감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사라진 일자리 840만개, 실업급여자 1100만명이란 숫자를 보면, 기뻐할 때는 아니다. 구직활동을 포기한 실망실업자를 포함한 실질실업률은 16.9%(실업률 9.7%)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지난주 “실업률이 5% 안팎의 예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 의료보험 개혁 다음 과제를 금융개혁으로 잡은 오바마 행정부가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도 현 상황의 부족한 점을 강조해야 한다. 서머스 의장은 “경제회생을 위해 긴급처방이 필요할 때”라며 “금융개혁이 회생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개혁 법안을 다음달까지 상원 처리를 거쳐 발효시킨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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