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임명뒤 5년째…최장수 국방장관 될 듯
로버트 게이츠(67·사진) 미국 국방장관이 내년 중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게이츠 장관은 16일 미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중에 물러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국방장관이라는 자리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2012년) 봄에 새로 채워지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은 그동안 민간인 신분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지만 퇴진 시점에 대해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에는 7월부터 아프가니스탄 철군이 시작되는 민감한 시기다.
게이츠 장관은 2006년 조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국방장관으로 지명받은 이후 5년째 장관직을 유지하고 있다. 게이츠 장관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설 당시, 자신의 퇴진을 당연시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유임을 요청하자 그 자리에서 이를 수락한 바 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그런 요구를 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공화당원인 게이츠 장관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예산 삭감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집중하며 실용적이고 초당적인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제프 모렐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게이츠 장관의 퇴진 문제에 대해 성급한 관측을 경계했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벌써부터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미셸 플러노이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인 존 햄리, 잭 리드 의원 민주당 상원의원 등 차기 국방장관 후보들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게이츠 장관은 <포린 폴리시> 인터뷰와 별도로, 16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대해 “내년 7월부터 예정대로 진행된다”며 “(다만) 철군 속도는 그때 상황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이 <엔비시>(NBC)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 철군 시한이 변경될 수도 있다”는 말을 부인하는 것이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