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취임 이래 최초
일, 피폭자들 항의시위
일, 피폭자들 항의시위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창해온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래 처음으로 임계전이긴 하지만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교도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가핵안보국(NNSA)은 지난 9월15일 실시한 이 실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1997년 이래 미국이 실시한 24번째 임계전 핵실험이자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재직 시절이던 2006년 8월 이후론 첫 실험이다.
핵무기 연구의 산실로 꼽히는 뉴멕시코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연구원들이 참여한 이번 실험은 지표면으로부터 300m 깊이의 지하에서 진행됐으며, 핵폭발 원료인 플루토늄이 연쇄 핵분열 반응을 일으키는 임계 상태에 이르기 전에 폭발을 중지시키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국가핵안보국은 ‘바커스’로 명명된 이번 실험이 미국 핵무기고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과 안전한 보관이라는 측면에서 필요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2011년 9월까지 2차례를 더 실험할 예정이다. 핵무기에 반대하는 단체들은 임계전 핵실험이 지난 1996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에 위배된다며 미국을 비난해왔으나 미국은 조약을 비준하지 않았고 임계전 핵실험이 조약의 내용에도 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이 소식에 피폭지인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는 13일 항의시위가 벌어지는 등 낙담과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날 오후 나가사키 평화기념상 앞에서는 피폭자들이 ‘핵실험 강행에 분노한다’는 펼침막을 앞세우고 연좌시위를 벌였다. 지난 5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핵확산방지조약 재검토회의에도 참석했던 다니구치 스미테루(81) 나가사키 원폭피해자협의회장은 “핵무기 철폐운동을 해온 피폭자들에 대한 배신”이라며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는데 도대체 뭐냐”고 비판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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