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서 60석 넘게 뺏겨…공화 압승
상원은 다수당 지위 가까스로 지켜
상원은 다수당 지위 가까스로 지켜
미국 공화당이 2일(현지시각) 치른 중간선거에서 72년 만의 대승을 거두며, 4년 만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다.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가까스로 유지해 양원을 모두 빼앗기는 상황은 면했다.
435개 선거구에서 일제히 치른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은 3일 낮 12시까지의 개표 결과만으로도 239개 선거구에서 승리해 61석을 늘렸다. 개표가 진행중인 11개 선거구에서도 절반가량의 승리가 예상돼 최종 의석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50여석을 추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뛰어넘는 것이다. 공화당의 이번 성적은 1994년 40년 만에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했을 때 증가한 54석을 능가하는 것이며, 80석을 불린 1938년 선거 이래 72년 만에 가장 많은 의석을 민주당에서 빼앗아온 것이다. 민주당은 낮 12시 현재 185석으로 이전의 256석에 비해 의석이 크게 줄어들어 소수당으로 전락했다.
37개 선거구에서 치른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낮 12시 현재 전체 100석 가운데 민주당이 51석, 공화당이 46석, 미정 3석으로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했다. 민주당은 막판 경합지역 가운데 네바다·웨스트버지니아주 등에서 승리했고, 일리노이·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패배했다. 네바다주에서는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극적인 승리를 거둬 이목을 끌었고, 이른바 ‘오바마 자리’로 불렸던 일리노이주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근소한 차로 패했다. 37개주 주지사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선전해 낮 12시 현재 민주 14개주, 공화 27개주, 무소속 1개주, 미정 8개주로 분포됐다.
공화당의 대승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각종 개혁정책 추진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3일 낮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운영 방향, 공화당과의 협력 문제 등 국정 전반에 걸쳐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공화당의 승리로 차기 하원의장에는 베이너 공화당 원내대표가 취임하고, 낸시 펠로시 현 의장은 물러나게 된다. 베이너 차기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인들이 오바마-펠로시가 주도한 의제를 거부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한 의료보험 개혁부터 철회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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