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상·하원후보 10여명 당선
더 강경한 우파정책 주도할듯
더 강경한 우파정책 주도할듯
미국 중간선거의 승자는 공화당만이 아니다. 보수적 풀뿌리 유권자운동단체인 티파티 또한 입지를 확실히 하고 미국 정치의 ‘주역’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맞았다.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힘을 발휘한 티파티는 본선에서도 위력을 과시했다. 티파티가 후원하는 상원의원 후보 랜드 폴(켄터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마이크 리(유타)가 당선됐다. 하원에서도 티파티가 미는 비키 하츨러(미주리)가 민주당 소속 하원 군사위원장 아이크 스켈턴의 34년 의정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만드는 등 13명이 민주당 현직을 꺾었다. 공화당 하원의원 당선자들 중 티파티가 지원한 사람은 33명에 이른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출마한 니키 헤일리가 승리해 주지사도 배출하게 됐다.
반면 무명의 41살 여성으로 공화당 지도부가 미는 후보를 꺾고 상원 공천을 따내 화제를 모은 크리스틴 오도널(델라웨어)이 고배를 들었고, 섀런 앵글(네바다)도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해리 리드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지는 못했다.
두 기대주의 낙선에도 불구하고 미국 언론들은 티파티가 제도정치권의 실세로 등장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상원의원 당선자 3인 중 하나인 폴은 당선소감에서 “티파티의 밀물이 몰려왔다”며 “정부를 제자리에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당선자인 루비오도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양당 모두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티파티 당선자’로서의 포부를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기존 공화당 노선과의 차별화를 추구하고 더 우파적인 구호를 내세운 티파티 후보들은 의정활동에서 블록을 형성해 보수적 흐름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티파티의 ‘대의’를 앞세워 당선된 만큼, 정부 부채를 과감하게 축소하고 의료보험 개혁을 되돌리려고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반인 상대 조사에서는 25%가량만 의보개혁의 취소를 희망한 반면, 티파티 지지자들 사이에서 그 비율은 90%에 달한다.
티파티운동 공동 창시자 제니 베스 마틴은 자신들의 이념을 정책에 반영하도록 만들기 위해 오는 14일 티파티 쪽 당선자들과 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후보들은 선거운동에서는 공약을 늘어놓다가 워싱턴에 가면 당 지도부가 원하는 일만 했다”며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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