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따라 100주년에 자서전
<톰 소여의 모험>, <왕자와 거지> 등으로 유명한 미국 소설가이자 사회 풍자가 마크 트웨인(1835~1910, 본명 새뮤얼 클레먼스)의 자서전이 사후 100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트웨인은 무려 50만 단어에 이르는 회고록 원고를 남겼다. 편집원고로 500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그러나 자신이 죽은 뒤 최소 100년 동안 이를 출간하지 말라는 육필기록도 함께 남겼다. 자서전 원고를 보관해 온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는 올해 트웨인 타계 100주년을 맞아, 3부작으로 기획중인 마크 트웨인 자서전의 제1권을 최근 출간했다고 <에이비시>(ABC) 방송이 22일 보도했다. 트웨인은 단편 처녀작으로 명성을 얻으면서 문필가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불행이 적잖았다. 4명의 자녀 중 3명이 성인이 되기 전에 세상을 떴고, 자신의 눈앞에서 동생이 증기선 폭발사고로 숨지는 것을 목격하는 등 고통을 겪었다. 말년에는 자신의 투자금을 고스란히 날려 파산 직전까지 내몬 타자기 발명가에게 거칠게 항의했다는 내용도 있다. 이밖에 자신이 이탈리아에서 세들어 살던 집주인 여성부터 월스트리트의 유명 인사에 이르기까지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비난하기도 했다.
학계에선 트웨인이 자서전 발간을 유보한 이유로, 자신이 남긴 타인들에 대한 혹평 때문에 유가족이 시달리지 않길 바랐다는 추론과 사후에도 세간의 관심을 원했다는 주장이 함께 나온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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