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보수 증오정치 영향”
오바마, 정치지형 변화모색
“하나의 나라로 힘 합칠때”
오바마, 정치지형 변화모색
“하나의 나라로 힘 합칠때”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총기난사 사건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새로운 정치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보수주의 풀뿌리 운동단체인 티파티, <폭스뉴스>로 대표되는 극우 방송 진행자들의 선동적 발언 등이 사건의 한 배경으로 지목되면서 보수파들의 독설정치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9일 <뉴욕 타임스> 칼럼에서 “(폭스뉴스 진행자인) 글렌 벡과 빌 오라일리는 방송에서 ‘정부관리들을 쏴라’, ‘<워싱턴 포스트> 기자의 목을 베어라’ 등의 폭력적 발언을 일삼는다”며 “범인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국적으로 퍼진, 우파가 조장한 ‘증오의 정치’와 무관하다고 말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또 중상을 입은 개브리엘 기퍼즈 의원이 의료보험 개혁 찬성론자라는 이유로 티파티 등의 정치적 표적이 돼 여러 차례 위협을 받아왔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의보개혁에 대한 강한 반대 목소리도 움츠러드는 분위기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은 12일로 예정했던 의보개혁법 폐지법안 표결을 연기했다.
정치적 영향에서 이번 사건은 1995년 168명이 숨진 오클라호마시티 연방건물 테러사건과 비교되기도 한다.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은 94년 중간선거 패배 이후 정치적 입지가 축소됐지만, 이듬해 4월 일어난 이 테러사건으로 정치력 회복의 기회를 잡았다. 당시 다수당이던 공화당은 테러 용의자가 우익민병대와 관련돼 정치적 책임론에 휩싸였고, 클린턴 대통령은 추모정국에서 ‘단합’을 강조하며 지도력을 발휘했다. <뉴스위크>는 10일 “오클라호마시티 테러사건처럼 이번 사건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정치 지형을 바꾸도록 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오전 11시 백악관 남쪽 정원에서 부인 미셸 오바마, 보좌진 등과 함께 전국적으로 진행된 추모묵념을 이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격사건에 대해 “지금은 하나의 나라로 힘을 합칠 때”라며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12일 저녁 투손에서 열리는 추모식에 참석해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애리조나대학 쪽이 밝혔다.
그러나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은 “정치적 레토릭을 구분하지 못하느냐”, “오바마 대통령도 2008년 대선 유세에서 ‘그들이 칼을 가져온다면, 나는 총을 가져오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주장하는 등 이번 사건이 개인의 정신적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쪽으로 논의의 물꼬를 돌리려 애쓰고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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