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 대책
리비아 사태 등에 따른 국제유가 고공행진에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전략 비축유 방출 검토에 들어갔다.
윌리엄 데일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6일 <엔비시>(NBC) ‘언론과의 대화’ 프로에 출연해 “전략 비축유 방출을 (유가대책을 위한) 옵션의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지난 3일 미 상원 외교관계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물가폭등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전략 비축유를 방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아랍 석유 수출 중단을 계기로 지난 1975년부터 비축해 온 전략 비축유를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진 경우 극히 제한적으로 방출했다. 지난 1991년 걸프전과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당시 비축유를 방출한 바 있다. 미국의 비축유는 현재 7억2650만배럴에 이르며,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연안에 있는 4곳의 저장시설에 보관돼 있다.
가파른 기름값 인상은 회복중인 미 경제를 다시 흔들리게 할 뿐 아니라, 물가인상으로 이어져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고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공급 자체에 차질을 빚는 상황은 아니어서 비축유 방출이 당장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 실장도 “비축유 방출이 매우 흔치 않았다”고 언급했다. 최근 기름값 인상은 하루 160만배럴을 생산하던 리비아에서 내전 상황으로 100만 배럴 이상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직접적 원인이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51달러(2.5%) 오른 배럴당 104.42 달러로,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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