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주요 정당의 첫 여성 부통령 후보였던 제럴딘 페라로(사진) 전 하원의원이 26일 향년 75살로 숨졌다.
페라로 전 의원은 혈액암으로 12년 동안 투병생활을 해온 끝에 보스턴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이날 오전 10시께 숨을 거두었다고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밝혔다. 페라로 전 의원은 지난 1984년 월터 먼데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러닝 메이트로 출마해 미 주요 정당의 첫 여성 부통령 후보로 기록됐다.
뉴욕의 3선 하원의원이었던 페라로 전 의원은 8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먼데일 대통령 후보에 의해 부통령 후보로 전격 지명되면서 먼데일 후보를 능가하는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실제 투표에서는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조지 부시 부통령에게 반세기 만의 최대 참패를 기록했다. 선거 직후 패배 승복 연설에서 그는 “나의 (부통령) 후보 출마는 차별이 오래가지 못할 것임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여성들은 결코 다시는 2등시민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