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의 대화’…저커버그에 “세금 더 내자” 제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에서 온라인 타운홀 미팅을 했다. 인터넷을 통한 일종의 ‘미국판 국민과의 대화’인 셈이다.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질문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재정적자 감축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과도한 정부 지출 삭감이 새로운 경기불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재정적자 감축안은 정부지출 삭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정부 지출을 깎아버리면 재정적자는 더욱 심각해지고 우리는 또다른 경기불황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육·사회간접자본 투자 등 미래를 위한 투자와 고령자와 저소득층을 위한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등 의료보험개혁 예산 절감, 사회보장 프로그램 예산 삭감도 균형잡힌 적자 감축 방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증세 방안을 제안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회자인 저커버그를 향해 “나와 당신 같은 사람들이 세금을 좀 더 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저커버그가 “찬성한다”고 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끌어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찬반 댓글이 계속 올라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페이스북 행사가 끝난 뒤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 잇따라 참석하는 등 재선 채비에도 바빴다. 그는 이날 샌프란시스코, 이어 21일에는 리노(네바다주),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모두 5차례의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한다. <워싱턴 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캘리포니아 방문으로 400만달러 이상을 모금할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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