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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벗겨진 미국의 ‘위선’…오바마의 침묵

등록 2011-05-06 20:25수정 2011-05-06 21:51

빈라덴 사살, 드러난 거짓과 진실
빈라덴 사살, 드러난 거짓과 진실
‘빈라덴 사살’ 진실 감추고 총격전·인간방패 거짓말
교도통신, 미 관계자 인용 “처음부터 살해 명령내려”
‘빈라덴 최후’ 말바꾸는 미국

5일(현지시각) 9·11 테러 현장인 뉴욕 맨해튼의 ‘그라운드 제로’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죽음을 알리며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던 오바마는 이날, 꽃 한 다발을 바친 뒤 고개를 숙였을 뿐 어떤 연설도 하지 않았다. 이른 아침부터 성조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뉴욕 시민들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 앞에서도 승전고를 울리진 않은 것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의 ‘침묵’을 두고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어떤 말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오바마의 ‘침묵’에는 이슬람권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빈라덴의 ‘마지막’에 대해 백악관의 말이 계속 바뀌며 미국의 ‘위선’이 드러나고 있는 상태에서, 연설을 통한 논란 증폭을 피하려는 전략적 결정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본 <교도통신>은 6일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따서 작전에 참가한 미군들은 애초부터 ‘체포’가 아닌 ‘살해’를 명령받았다고 보도했다. “체포할 경우 탈출시키기 위한 테러나 미국인이 외국에서 인질로 잡힐 위험” 등을 염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관계자는 통신에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예로 들며 “미국 정부는 (독재자나 테러 지도자의) 최후의 주장이 세계에 전파되는 재판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빈라덴 사살 직후인 지난 2일 첫 브리핑에서 빈라덴이 총격전 과정에서 사망했으며, 빈라덴이 ‘실제로’ 교전에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또 백악관은 빈라덴이 아내를 인간방패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 발표대로라면 ‘사살’은 불가피했고, 빈라덴은 아내 뒤에 숨은 비겁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백악관은 3일 “빈라덴은 사살 당시 비무장 상태였다”고 밝혔다. 빈라덴의 아내에 대한 설명도 바뀌었다. 백악관은 말 바꾸기에 대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왔기 때문”이라 했지만, 이 문제는 국제법 위반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5일 <에이피>(AP) 통신은 “현장에서 사망한 5명 중 4명은 비무장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또 “치열한 교전”도 없었고, 빈라덴 쪽에서 미군에 쏜 총은 첫 1발이 유일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거짓이 잇따라 드러나며 작전의 정당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건 미국으로서 ‘뼈아픈’ 일이다. <뉴욕 타임스>는 유럽 일부에서도 미국이 세계 경찰이자, 사형집행자로 행동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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