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성장세 높아질 것”
추가 경기부양 언급 안해
오바마도 “경기 회복 중”
추가 경기부양 언급 안해
오바마도 “경기 회복 중”
최근 미국의 실업률이 다시 늘어나면서 경기 재침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7일 “하반기부터는 성장세가 높아질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애틀랜타에서 열린 국제금융인회의 행사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미국 경제가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고 따라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계속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경기회복을 위한 과도한 유동성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최근 물가 급등 역시 일시적 현상이며, 낮은 임금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해 이를 일축했다.
이는 현재의 제로 금리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은 이날 추가적인 경기부양 조처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6월 말로 종료되는 2차 양적완화 조처 이후 별도의 부양 조처를 더할 계획은 없음을 내비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미국 경제가 짧은 회복 뒤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 딥’에 빠져들 것으로 우려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백악관에서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다소 역풍을 맞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성장가도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회복에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라며 “심리적 공황이나 과민반응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 대선주자들은 미국 경제가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이자, 일제히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등 포문을 열었다. 공화당 주자 중 선두를 달리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최근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미국을 망쳐놓았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일자리 창출에 실패했고, 주택경기 회복을 더디게 했으며 연방 지출만 증가시켰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도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강의를 했던 시카고 대학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3년간 나라를 갈라놓았다”며 “경제적 곤경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또다른 공화당 대선주자인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존 헌츠먼 전 주중대사 등이 다음주부터 미 전역을 다니며 연설할 예정이어서 이들의 ‘오바마 경제 때리기’는 경쟁적으로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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