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중국계 연방의원인 데이비드 우(56·민주) 하원의원이 친구의 10대 딸과 성적 접촉을 했다가 들통나 사임하기로 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우 의원이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가 시작되는 등 압박이 강화되자 26일 “정부 채무 상한 조정을 둘러싼 위기가 해결되는 대로 사임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우 의원은 먼저 내년 선거에 나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7선인 우 의원의 추문은 지역구인 오리건주 신문의 최근 보도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추수감사절 휴가기간에 자신을 후원하는 고등학교 동창의 집을 방문했다가 그의 18살짜리 딸과 성적 접촉을 했다는 내용이다. 이 소녀는 우 의원의 사무실로 전화해 억지로 성적 접촉을 했다고 폭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의원은 합의된 상태에서의 접촉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 의원은 국공내전 때 대륙에서 대만으로 건너온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가족과 함께 1961년에 미국으로 이주해온 그는 1998년 최초의 중국계 의원이 됐다. 그는 이번 파문 전에도 호랑이 인형 복장을 입고 촬영한 사진을 이유 없이 보좌진에게 보내는 등 괴상한 행동을 해 정신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우 의원의 낙마로 올해 들어 성추문 때문에 물러나는 미국 의원은 4명으로 늘었다. 지난 2월 크리스 리 하원의원(공화), 6월에는 앤서니 위너 하원의원(민주)이 인터넷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외설스러운 사진을 보낸 일로 사임했다. 5월에는 존 엔자인 상원의원(공화)이 보좌관과 혼외관계를 맺은 사실이 밝혀져 옷을 벗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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