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검찰 “고소인 거짓말 탓에 성폭행 증거 부족”
프서 또다른 성범죄 재판…정치력 회복 쉽지 않아
프서 또다른 성범죄 재판…정치력 회복 쉽지 않아
지난 석달간 미국과 프랑스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전 총재의 호텔 여종업원 성폭행 혐의 사건이 흐지부지 끝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 맨해튼 지방 검찰은 호텔 여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했던 스트로스칸 전 총재에 대한 공소 취소를 법원에 요청하기로 했다. 22일(현지시각) 뉴욕 검찰은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발한 여종업원 나피사투 디알로와 변호인을 검찰청사로 불러 이런 방침을 통보했다.
뉴욕 검찰은 25쪽 분량의 공문에서 “물리적 증거들이 스트로스칸 전 총재가 디알로를 성폭행했다는 주장을 증명하기에 부족하다”며 “디알로가 거짓말을 반복해 결과적으로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어 재판을 청구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뉴욕 검찰은 디알로의 옷에 스트로스칸의 정액이 묻어 있는 점 등을 들어 두 사람 사이에 짧은 성적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이 정도로는 강압에 의한 것인지, 암묵적 동의에 의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뉴욕 검찰은 증거 불충분과 함께 고소인이 당시 상황에 대해 여러 차례 말을 바꾸는 등 거짓말을 반복한 점도 공소 취소의 주요한 이유로 꼽았다.
스트로스칸 전 총재 변호인단은 “우리는 스트로스칸 총재의 결백을 믿어왔다”며 공소 취소 방침을 환영했다. 그러나 디알로의 변호사 케네스 톰슨은 “검찰이 증거를 모두 무시했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특별검사 선임을 요청했다.
검찰이 공소를 정식으로 취소하면 스트로스칸 전 총재는 프랑스로 돌아갈 수 있다. 스트로스칸은 체포된 뒤 구속적부심을 통해 풀려났지만 보석 상태라 미국을 떠날 수 없었다. 프랑스 사회당은 스트로스칸을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는 문제를 검토하는 등 그의 정계 복귀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그러나 유죄냐 무죄냐와 상관없이 그는 정치적으로 회복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었다는 평가다. 지난 2003년 작가 트리스탄 바농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혐의에 대한 프랑스 검찰 조사도 진행중이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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