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록밴드 출현 헛소문에
시위현장 북적…‘흥행 성공’
시위현장 북적…‘흥행 성공’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세계적 록 밴드인 ‘라디오헤드’가 미국 뉴욕의 월가에서 계속되고 있는 시위 현장에 나타날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곧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이 소문으로 기사가 쏟아지고 시민들이 모여들어 결국 ‘흥행’에는 성공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소동은 지난달 30일 낮 12시18분 시위 주최 쪽에서 보낸 집단 이메일로 시작됐다. “라디오헤드가 오늘 오후 4시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에 나와 깜짝쇼를 벌인다”는 내용이었다. 영국 밴드인 라디오헤드가 좌파 성향인데다 직전에 맨해튼에서 이틀 동안 공연을 했기 때문에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시위 주최 쪽에선 난리가 났다. 시위자들의 본부인 주코티 공원에서 짧은 시간 안에 공연장 배치, 군중 통제, 공연 허가 등을 준비하는 것은 엄청난 일이었다.
그러나 곧 걱정은 사라졌다. 라디오헤드의 대변인 로라 엘데이리가 이날 오후 “공식적으로 공연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라는 말 때문에 시민들 사이에 논란이 계속되자 엘데이리는 “공연은 확실히 열리지 않는다. 틀린 소문”이라고 다시 확인했다. 그럼에도 오후 4시를 전후해 혼란스러운 정보와 ‘혹시’ 하는 기대로 주코티 공원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평소의 3배에 이르는 2000~3000명가량이었다. 라디오헤드도 자신들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참여하지는 않지만, 그곳 시위자들에게 최고의 행운을 바란다”는 덕담을 남겼다. 이에 대한 <뉴욕 타임스>의 기사 제목은 ‘열리지 않은 공연을 위한, 그럼에도 좋은 결과’였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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