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 경화가 혈관 내막에 쌓인 콜레스테롤 지방 때문이란 통념과 달리, 혈관 주변의 지방이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신시내티 의대 심혈관질환연구실의 타판 채터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심장 왼쪽 관상동맥의 바깥에 쌓인 지방이 동맥경화에 영향을 준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과학전문 <사이언스 데일리>가 23일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가 최종 확정되면 동맥 경화를 비롯한 심혈관 계통 질환의 예방과 맞춤형 치료에 새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관상동맥은 심장을 좌우에서 둘러싼 동맥으로,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한다.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장이 멎어 사망할 수도 있다. 채터지 박사는 수천 개의 유전자 활동을 측정하는 ‘글로벌 유전자 발현 분석’을 통해 혈관 외부의 지방 조직이 신체의 다른 피하지방 조직과는 다르며 염증을 유발하는 성질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고지방 먹이를 먹은 비만 쥐의 혈관 주위 지방을 마른 쥐의 경동맥에 이식했다. 그러자 즉시 혈관벽에 병변이 발생했다. 채터지 박사는 이같은 실험 결과를 토대로 “관상동맥 주변에 가까이 붙어있는 지방이 (관상동맥의) 기능에 쉽게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리 연구의 다음 단계는 혈관주변 지방 조직들이 동맥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들이나 신호들을 규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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