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사살 1년…오바마, 아프간 깜짝 방문

양국 전략적 동맹협정 서명

“우리는 10년도 넘는 전쟁의 먹구름을 지나왔다. 이곳 아프가니스탄은 아직 동트기 직전의 어둠이 짙지만, 지평선 너머로 새 빛이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 아프간을 전격 방문해 ‘새 시대의 도래’를 선언했다. 지난해 미군 특수부대가 파키스탄의 은신처를 급습해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지 꼭 1년째인 이날, 오바마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함께 양국간 전략적 동맹 협정에 서명했다.

이날 방문은 전혀 예고 없이 극비리에 이뤄졌다. 중국 <신화통신>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오바마의 아프간 방문을 긴급 보도했으나, 백악관이 즉시 확인을 해주지 않아 한때 ‘오보’ 소동을 빚기도 했다.

양국간 협정은 2014년 아프간 주둔 미군이 철수한 이후 미국이 동아시아 내륙의 핵심 전략 거점인 아프간의 안보와 경제를 지원하고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뼈대다.

오바마는 현지 미군기지에서 미국민을 상대로 한 텔레비전 연설에서 “알카에다 섬멸이라는 목표(의 완수)가 가까이 왔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아프간의 불확실한 미래에 비춰 오바마의 방문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오바마가 아프간을 떠난 지 불과 몇 시간 뒤인 2일 오전 수도 카불에선 외국인 거주지를 겨냥한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나 최소 7명이 숨졌다. 이날도 아프간의 희망과 현실은 엇갈렸다.

조일준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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