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고실업·저성장 미온대처” 비판에
“취업 촉진용 인플레 무모” 반박
“취업 촉진용 인플레 무모” 반박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인 벤 버냉키가 고실업을 잡기 위해 인플레(물가상승)를 추가로 용인해야 하느냐는 문제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두 사람은 모두 턱수염을 멋지게 기르고 있어 이들의 논쟁은 ‘구레나룻의 싸움’으로 불린다.
<워싱턴 포스트>는 7일 크루그먼은 버냉키가 미국이 직면한 고실업과 저성장에 대처하는 데 너무 소심하다고 지적하는 반면, 버냉키는 크루그먼의 제안은 ‘무모하다’고 일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루그먼은 2008년 이후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 등의 정책으로 대응해 수동적이지는 않았지만 8%대의 고실업을 낮추는 데는 미흡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크루그먼은 연준이 설정하고 있는 인플레 억제 목표치를 현재의 2%에서 3~4%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될 경우 소비자와 기업들은 미래의 높은 물가를 피하려 지금 상품을 살 것이고, 실질금리가 떨어지기 때문에 차입 확대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인플레 영향으로 실질 부채 부담이 줄고, 달러 약세로 수출이 증대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버냉키는 이에 반대한다. 버냉키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실업률 감소 속도를 조금 더 높이려고 인플레율을 높이는 게 이치에 맞느냐. 그것은 매우 무모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기업들이 가격인상을 자제할 것이고, 이는 연준으로 하여금 실업에 대처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더 공격적으로 인하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논지를 폈다. 인플레 기대심리가 바뀌어 물가가 걷잡을 수 없이 높아질 경우 이런 정책 유연성이 상실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미약한 경제 회복과 수백만명의 실업자를 위해 뭐든 하라는 주장에 부응한다는 점에서 크루그먼이 옳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인플레 목표를 경솔하게 운영하면 위험에 처할 수 있고, 인플레 기대심리가 변하면 1970년대 말 두자릿수 인플레가 여러 부작용을 낳은 것처럼 그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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