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안보관계자들 인터뷰
‘무인기 공격’ 비밀 드러나
“대통령이 감독…전례없어”
‘무인기 공격’ 비밀 드러나
“대통령이 감독…전례없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무인기(드론)를 이용한 테러 용의자 제거의 대상이 되는 ‘살생부’를 만드는 데 직접 관여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고 <뉴욕 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30여명의 전·현직 미국 안보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작성된 이 기사는 그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드론 공격과 관련한 비밀을 적지 않게 드러냈다.
살생부는 매주 화요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20여명의 안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는 이른바 ‘테러 화요일’이라는 비밀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이 회의는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에서 1차로 걸러 올라온 대상자들의 상반신 사진과 짧은 이력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상자는 예멘과 소말리아, 파키스탄 지역에서 활동하는 테러 용의자들이다.
결정 과정에서 대통령의 판단에 핵심 조언을 하는 인물은 25년간 중앙정보국에서 근무했던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 보좌관이다. 브레넌은 “우리도 사람이 죽어야 한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것은 미국인들에 대한 위협을 완화시키기 위한 마지막 옵션”이라며 “생포 불가능, 정보의 정확성, 위협의 긴박성이라는 엄격한 기준에 맞는지 확인해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대통령이 직접 ‘그림자 전쟁’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도덕적 책임을 자신이 져야 한다는 믿음에서 관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간인 사망 발생 위험이 조금이라도 있을 경우엔, 작전 판단의 책임을 대통령이 맡는다는 것이다. 신문은 대통령이 직접 제거를 결정한 대상자가 전체의 3분의 1가량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인터뷰에 응한 일부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관타나모 감옥 폐쇄에 필요한 법적 절차는 회피하면서 치명적 작전을 두려움 없이 승인하는 ‘역설적 리더’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일부에선 오바마 대통령이 테러 용의자들을 생포할 경우 생기는 구금의 복잡성을 회피하고자 이런 작전에 주력한다고 비판한다. 또 민간인 사망자가 별로 없다는 정보당국의 발표에 대해, “단지 시신을 세는 것이기 때문에 사망자가 정말로 누구인지 확실치 않다”고 의문을 제기하는 안보 관계자도 있다.
신문은 이런 방식의 대테러 작전이 미국인의 희생을 최소화하는 등의 효과는 있지만 급진적 테러리즘의 근본원인을 제거하는 더 큰 틀의 전략에는 소홀히 함으로써 이슬람 국가들과의 새로운 관계 구축에는 실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쫓고 쫓기고…웃을 수 없는 이해찬
■ 카이스트 외국인 전형 ‘구멍’…위조 상장도 합격
■ “유치장 속옷 탈의는 위법” 국가에 위자료 지급 판결
■ 말많던 서울시청사, 건축가조차 “이게 내 작품?” 의아
■ 내 인생 마지막 기회…금성의 태양면 통과 현상
■ 쫓고 쫓기고…웃을 수 없는 이해찬
■ 카이스트 외국인 전형 ‘구멍’…위조 상장도 합격
■ “유치장 속옷 탈의는 위법” 국가에 위자료 지급 판결
■ 말많던 서울시청사, 건축가조차 “이게 내 작품?” 의아
■ 내 인생 마지막 기회…금성의 태양면 통과 현상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