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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사회 ‘주변’과 ‘중심’ 상징하는 오바마-롬니 대결

등록 2012-09-06 20:45수정 2012-09-06 22:55

민주-공화 대선 후보 비교
버락 오바마
의붓아버지 등 불우한 환경 딛고
빈민활동가 거쳐 첫 흑인 대통령
미진한 개혁탓 무능 이미지 깨야

밋 롬니
성공한 부모 밑에서 화려한 이력
정치·사업서도 모두 대단한 성과
지나친 부·약자 무관심 해소 관건

5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 후보로 지명되면서, 오는 11월6일까지 두달간의 대선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오바마와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오늘날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세금·건강보험·국가재정·행정규제 거의 모든 분야에서 두 사람이 제시하는 비전은 너무나 다르다. 무엇보다 두 정치인은 미국 사회의 ‘중심’과 ‘주변’ 간의 투쟁과 갈등을 상징한다.

롬니 공화당 후보는 “모든 것을 가졌다”는 말을 듣는다. 종교적 소수 세력인 모르몬교도라는 점을 빼고는 미국 사람들이 머릿속에 그리는 엘리트 이미지와 정확히 일치한다. 가족 배경부터 화려하다. 아버지 조지 롬니는 자동차 회사를 운영하며 성공한 사업가로서 미시간 주지사를 지냈고, 배우 출신의 어머니 레로레 또한 1970년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에 출마할 만큼 이름난 정치 명문가에서 자라났다. 학력도 좋다.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석사,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컨설턴트로 일하며 약 2억5천만달러의 막대한 재산을 벌었고,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동계올림픽의 조직위원장을 맡아 ‘흑자 올림픽’을 이끌었다. 22살에 현재 부인인 앤과 “평생 다른 여자와는 키스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결혼한 뒤 ‘완벽한 가정생활’을 누리고 있다. 지난 2003년 매사추세츠에서 주지사로 당선된 뒤 보수적 정치인으로 민주당과 각을 세우며 입지를 닦았다.

그는 지난 2009년 이슬람 세계와의 화해를 제시한 오바마의 카이로선언을 겨냥해 <위대한 미국에 사과란 없다>는 책을 내기도 했고, 2008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 도전했다가 중도 포기했으나 맥케인 캠프에서 일하며 성실히 도왔고, 이번에 대선 후보를 거머쥐었다.

반면, ‘역청처럼 새까만’ 케냐 출신 아버지와 ‘우유처럼 하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인도네시아 의붓아버지를 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복잡한 정체성을 이해하기까지 고군분투해야 했다. 그는 청소년 시절 마약에 손을 댈 정도로 방황했다고 한다. 대학 졸업 뒤 시카고 빈민가에서 지역 활동을 하며 ‘현장’에 눈떴으며, 이후 로스쿨에 진학해 흑인 최초로 <하버드 로 리뷰> 편집장이 돼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시카고에서 변호사, 대학 강사로 일하다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일리노이 연방 상원의원을 거쳐 정치 입문 12년만에 민주당 대선 후보로 떠올랐다.

2008년 불어 닥친 오바마 열풍은 그를 유력한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꺾고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미국인들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젊고 매력적인 오바마에게 열광했다. 2009년 한 대학에서 펴낸 속어사전에서 ‘오바마스럽다’(멋지다)란 말이 등재될 정도였다. 오바마는 대통령 취임 이후 건강보험·금융·이민법 개혁을 시도하고 있으나, 공화당이 다수인 의회에 막혀 있다. 또한 정력적으로 펼친 ‘일자리 창출’도 효과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두사람 모두 이겨야 하는 것은 상대방뿐 아니라 ‘자신’이기도 하다. 오바마는 2008년 공약한 개혁 목표를 실현시키지 못한 것에 실망한 지지층을 설득하고 무능한 이미지를 만회해야 한다. 롬니는 실제론 한번도 서민의 눈물을 흘려보지도, 이해해보지도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또한 막대한 재산을 둘러싼 의혹도 해명할 책임이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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