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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부유층 증세·의료보장 강화”…중산층 위한 ‘정부 역할’ 강조

등록 2012-09-07 20:34수정 2012-09-07 21:39

오바마 대선후보 수락연설 뭘 담았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장은 덴버에서 열렸던 2008년 전당대회와 사뭇 달랐다. 4년 전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이 대통령에 도전한다는 역사적 의미와 감동으로 흥분의 도가니였다면, 4년 동안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는 이번엔 상대적으로 진지한 성찰의 분위기가 지배했다. 4년 전의 ‘변화’라는 슬로건은 ‘앞으로’로 바뀌었고, 그의 연설에서 ‘약속’이란 단어는 32차례에서 7차례로 줄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스타일도 포효하는 도전자의 자세에서 위엄 있는 대통령의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 연설에서 무엇보다도 지난 30년간 공화당의 경제정책은 실패했으며 부유층만 이롭게 했다고 비판하면서 자신이 밋 롬니 공화당 후보와 근본적으로 다른 철학과 비전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자신의 집권 시기에 대한 평가보다는 미래로 돌리려는 것으로, 경제회생 실패에 대한 롬니의 공격을 피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그는 “부유층에 대한 감세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재정적자를 줄일 것이라고 믿지 않으며, 월가에 대한 규제 완화가 중소기업을 활성화하고 해고노동자에게 일자리를 줄 것으로 믿지 않는다”며 롬니의 정책을 비판했다. 대신 그는 “정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정부가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유층 증세로 재정적자를 줄이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건강보험 등 복지 확대에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4년전 ‘변화’ 대신 ‘앞으로’ 슬로건
수출 2배·일자리 100만개 창출
전쟁비용 지출 중단·경제 투자
재정적자 4조달러 감축 내걸어

외교·안보정책에선 ‘경륜’ 과시
“알카에다 패퇴·빈라덴은 죽어”
핵무기 확산 방지 등 공적 꼽아
공화당 후보엔 “초심자” 꼬집어

그는 연설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경제해법을 구체화시켰다. 핵심은 제조업 일자리 창출과 대체에너지 및 교육에 대한 투자 강화 등이었다. 재선이 되면, 수출을 두배로 늘리고 국내 투자기업을 우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4년간 제조업 일자리 10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에너지의 자체 생산을 늘림으로써 2020년까지 원유 수입을 절반으로 줄이는 동시에 천연가스 산업에서 6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수학 및 과학 교사 10만명 신규 고용 및 지역 대학생 200만명 직업교육 △전쟁 비용 지출 중단 및 경제 분야 투자 △10년간 재정적자 4조달러 이상 감축 등도 내세웠다.

외교안보정책에서도 경륜이 많이 있음을 과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알카에다는 패퇴의 길에 있고, 오사마 빈라덴은 죽었다”고 공적을 밝힌 뒤, “공화당 대선 후보는 외교정책에 초심자이며 여전히 냉전시대로 돌아가려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핵무기 확산 방지를 위해 동맹을 구축하고, 태평양에서 미국의 힘을 강화하는 등의 외교적 성과가 있지만 도전과제가 남아있다며 테러 위협과 유럽 위기, 이스라엘 안보, 이란 핵개발 등을 제시했다.

이날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공화당은 북한과 타협할 생각이 별로 없지만 민주당은 정권을 다시 잡으면 북한과 어떤 형태로든 협상을 할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나름의 경제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에 고통받는 미국인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있게 다가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장 오바마 대통령 쪽은 조만간 발표되는 8월 실업률 수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7월 실업률은 8.3%로 3월 이후 유지됐던 8.2%보다 조금 올랐다.

샬럿(노스캐롤라이나주)/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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