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언론인 ‘박정희 대미로비 X파일’ 책 펴내
CIA가 박정희 정권 시절 청와대 도청하기도
CIA가 박정희 정권 시절 청와대 도청하기도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는 재미언론인 안치용씨가 17일 발간된 그의 책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70년대 초반 미국이 청와대를 도청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고, 당시 도청 사건의 전말에 관한 상세한 자료를 공개했다.
미국의 한국 정부 도청은 1976년 재미 로비스트 박동선씨가 미 의회와 정부 관료들에게 거액을 뿌린 이른바 ‘코리아게이트’ 사건과 관련이 있다. 당시 미국 언론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청와대를 도청해 거액의 로비 사실을 알아냈다’고 보도했으나, 당시 박정희 정권은 국내 언론을 통해 ‘미국 정부의 해명에 따라 도청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안치용씨는 이날 펴낸 그의 책 <박정희 대미로비 X파일>(타커스)에서 “미 중앙정보국은 베트남전에 파병된 한국군 철수 문제 등과 관련해 당시 박 대통령의 의중을 알기 위해 청와대를 도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씨는 “미국은 도청을 통해 (박정희 정권이) 미 의회에 거액 불법로비를 하고 있는 사실을 포착했으나, 자신들의 도청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망설이다가 결국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수사지시로 ‘코리아게이트’ 사건이 불거졌다”고 말했다. 또 안씨는 한국 정부가 코리아게이트 사건이 불거진 뒤에도 미국 정부에 ‘도청 사실을 부인해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공개했다. 안씨는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박 전 대통령과 미 의원의 대화 내용 등이 기록된 1971년 미 연방수사국 정보 메모,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1978년 4월20일 미 의회 증언 속기록, 미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 등을 제시했다.
또 안씨는 박 전 대통령이 타던 방탄 리무진인 캐딜락 플리트우드 68이 미국 중앙정보국이 제공한 차라는 새로운 사실도 책에 담았다. 안씨는 1976년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가 중앙정보국의 수의계약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중앙정보국이 박 전 대통령에게 방탄 리무진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뉴욕 타임스>가 1976년 1월27일 이런 사실을 보도했고, 중앙정보국은 <뉴욕 타임스> 보도 당일 ‘하원 정보위원회가 중앙정보국과 사전 합의를 어기고 조사 내용을 언론에 유출했다’고 항의하는 서한을 보냈다. 안씨는 책에 해당 서한의 내용을 실었으며, “미국이 청와대뿐 아니라 박 전 대통령의 차량까지 도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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