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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월가 점령’ 1돌…탐욕과의 싸움은 계속된다

등록 2012-09-18 19:22

미 맨해튼서 시위대 180명 체포
경찰, 헬기 띄우고 거리행진 막아
패커드 주교 “월가가 우리삶 지배”
월가 점령시위, 이른바 오큐파이 운동이 한돌을 맞은 17일, 미국 뉴욕 경찰들은 아침부터 초긴장 상태였다. 증권거래소·금융회사가 몰려있는 맨해튼 월스트리트 주변엔 경찰들이 깔리고 헬리콥터까지 떴다.

이날 맨해튼 곳곳에선 월스트리트로 향하는 시위대들이 거리행진을 벌였다. 드럼을 치며 <해피 버스데이>를 부르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곧 경찰에 가로막혔다. <뉴욕타임즈>는 경찰이 보도로 행진하는 시위대들조차 “보행자들에게 방해가 된다”며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날 약 180명이 경찰에 끌려갔다. 그리고 체포된 시위대 중엔 은퇴한 성공회 주교, 조지 패커드도 있었다.

베트남 전쟁 때 소위로 참전했던 패커드는 은성훈장과 2개의 청동성장을 받았다. 그러나 전쟁의 충격은 그를 신앙으로 이끌었고, 1991년 걸프전 땐 성공회 종군사제로 활동했다. 2000년엔 성공회 주교라는 영예도 안았다.

‘존경받는 어른’으로 조용히 살 수도 있었지만, 그는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들불처럼 일어났던 오큐파이 운동에 몸을 던졌다. 1%의 특권층이 99%를 쥐어짜는 현실을 비판했다. 대학생들이 학자금의 노예로 전락해 고통받는 현실에 분노했다.

지난해 11월, 두달이 넘도록 오큐파이 운동이 계속되자 경찰은 월스트리트와 가까운 주코티 공원에서 먹고 자던 시위대를 내쫓았다. 패커드는 월스트리트와 가까운 트리니티 성공회 교회 소유의 광장에 갈 곳 없는 시위대들이 겨울을 지낼 수 있도록 부탁했다. 하지만 트리니티 교회 쪽은 매정한 거절에 패커드는 지난해 12월17일 광장에 쳐놓은 울타리를 넘었다. 보랏빛 사제복을 입고 사다리에 오른 그의 모습은 동영상에 담겨 널리 퍼졌다. 그로부터 여섯달 뒤, 그는 사유재산을 침범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오큐파이 1주년 기념시위 사흘 전인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거리로 나가는 것은 시민의 불복종을 훈련하는 일이고,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찰과 연대”라고 적었다. 그는 “우리는 오큐파이 운동을 함께했던 사람들이 만족감과 자부심, 긍지를 갖고 지난 시간을 돌아보길 원한다”고 썼다.

패커드는 17일 거리에서 만난 <비비시>(BBC) 기자에게 “나는 월스트리트의 탐욕 때문에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강조했다. “모든 길은 월스트리트로 통한다. 그들이 우리 삶을 지배한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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