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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훈남’ 카프릴레스 인기에 차베스 흔들?

등록 2012-09-20 20:11

베네수엘라 대선 여야 업치락
“엔리케, 나랑 결혼해줘요!”

지난 1일 베네수엘라 북쪽 미란다주. 선거 유세를 하러 온 야당 대선 후보 엔리케 카프릴레스(40·사진)는 삽시간에 여성들에게 둘러싸였다. 그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밀쳐대는 열혈 지지자 틈바구니에서 카프릴레스의 팔과 목엔 생채기가 났다.

다음달 7일 열리는 베네수엘라 대선은 4선에 도전하는 우고 차베스(58) 대통령에게 가장 힘겨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지난 1999년부터 집권해온 차베스는 ‘21세기식 사회주의’의 깃발 아래 빈곤율 감소, 사회적 양극화 해소 등을 위한 과감한 조처를 내놓으며 높은 인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경기침체, 치안 문제, 공공서비스 요금 폭등 등은 가뜩이나 몇년째 암과 싸우며 늙고 지친 차베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야당 후보의 젊고 활력 넘치는 이미지도 차베스와 비교된다.

현지 여론조사기관들이 정치적 편향이 심하기 때문에 지지율 수치만으론 선거 결과를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의 19일 보도를 보면, ‘콘술토레스21’의 최근 조사에서 카프릴레스는 48.1%, 차베스는 46.2%를 얻었지만, 또다른 조사기관인 ‘다타날리시스’ 설문에선 차베스(46.8%)가 카프릴레스(34.2%)를 큰 차로 이겼다. <에이피> 통신은 “150만명의 부동층이 키를 쥐고 있다”며 “부동층의 대다수는 30살 미만 젊은이들과 다양한 계층의 여성 유권자들이기 때문에 결국 이들을 누가 사로잡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쪽 진영 모두 부동층 표심잡기에 분주하다. 차베스는 건강하고 활기찬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즐겨 입던 전투복을 벗고 파란색 상의에 노란 스카프를 매기도 하고,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 노래와 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카프릴레스는 전국 200개 마을을 쉴 새 없이 돌며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카프릴레스가 가는 곳마다 여성들의 환호가 끊이지 않는다. 그는 변호사 출신으로 1998년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주목을 받은 뒤 시장·주지사를 거치며 경력을 다져왔다. 중도우파 성향인 그는 “차베스가 시작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없애지 않을 것” 이라며 유권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이유주현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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