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 개발’ 자연·건강 훼손 인정
미, 에콰도르 판결 취소 소송 기각
국제조정법원서 재심리 ‘기회’ 남아
미, 에콰도르 판결 취소 소송 기각
국제조정법원서 재심리 ‘기회’ 남아
*석유재벌 : 셰브런
세계 2대 석유회사인 셰브론이 아마존 우림의 환경 훼손에 대해 190억달러(20조원)을 배상하라는 에콰도르 법원 판결에 불복해 미국에서 소송을 벌이다 대법원 항고심에서 패소했다.
<로이터> 통신은 9일 미 대법원이 막대한 배상금 지급을 명령한 에콰도르 법원 판결을 취소해달라는 셰브론의 항고를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에콰도르의 아마존 원주민 3만명과 시민단체는 지난 1993년 무분별한 석유 개발로 아마존을 오염시킨 책임을 물어 석유 회사 텍사코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2001년 셰브론은 텍사코를 인수하면서 이 소송도 떠안게 됐다. 텍사코는 지난 1964~1992년 에콰도르 북동부의 라그 아고리오 지역에서 석유를 채굴하면서 독성이 강한 찌꺼기 기름을 600여개의 웅덩이에 그대로 방치해 ‘자연증발’되도록 했다. 이 기름은 아마존의 땅과 강에 스며들어 밀림에 사는 원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했다. 이 지역 환경단체들은 텍사코가 방출한 기름 양은 1989년 엑손 -발데즈호 사고 때 유출된 기름의 2배에 가깝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단체인 ‘아마존 워치’는 오염된 강물을 마시고 고기를 낚고 목욕을 한 이 지역 원주민들이 암 발생, 장애아 출생, 피부·호흡기 질병, 소아 백혈병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아마존 원주민들이 거대 석유회사를 대상으로 한 지난한 법정 투쟁은 ‘셰브론 소송’으로 불리며 비상한 관심을 모았으며, 마침내 에콰도르 법원은 지난해 2월 190억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셰브론이 공개 사과를 할 경우 배상금을 절반으로 깎아주겠다고 했으나 쉐브론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에콰도르 법원 판결을 ‘사기적’이라고 비난한 셰브론은 에콰도르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며 미국 법원에 제소했다. 미 법원은 1심에서 에콰도르 법원의 판결에 대한 취소 명령을 내렸으나 올해 2월 항소 재판부는 이를 다시 뒤집었다. 법원은 항고심 판결에서 미국은 에콰도르의 법 집행을 막을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비비시>(BBC)는 9일 “이번 대법원 판결은 셰브론과 비슷하게 환경 오염 문제로 비난받고 있는 다른 석유 회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로 셰브론이 당장 배상액을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셰브론은 투자자국가소송제(ISD)에 근거해 다시 에콰도르 정부를 대상으로 국제중재 절차를 밟고 있다.
이유주현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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