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후보 2차 TV토론
47% 발언 등 롬니 약점 물어뜯어
롬니도 원유 감산 지적 등 저돌적
서로 말 자르고 “거짓말쟁이” 비방
CNN 설문 “오바마 우세” 7%p 많아 지난 1차 티브이 토론에서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게 ‘한판패’를 당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밤 열린 2차 토론에서는 ‘우세승’을 거뒀다. 최근 2주간 지지율에서 동률을 허용한 오바마 대통령이 판세를 다시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뉴욕주 헴스테드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열린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상대방의 말을 자르거나, 거짓말쟁이라고 몰아붙이는 등 90분 내내 격렬한 설전을 벌였다. <시엔엔>(CNN)이 토론 직후 등록유권자 4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오바마 대통령이 잘했다는 응답이 46%로 롬니 후보(39%)보다 약간 앞섰다. <시비에스>(CBS) 방송이 부동층 52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37% 대 30%로 오바마 대통령이 약간 우세했다. 1차 토론 때 “너무 점잖았다”고 스스로를 평가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롬니 후보의 약점을 줄기차게 물고 늘어지며 공세를 폈다. 토론 시작 직후 롬니가 자동차회사를 파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공격을 시작하더니, 토론 말미에는 문제의 ‘47% 발언’으로 마무리했다. 그는 “국민 47%가 개인적 책임을 거부하고 있으며 자신을 피해자라고 여긴다고 말한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롬니의 소득세율이 14%로 일반인들보다 낮다거나, 투자한 회사를 파산시켰다는 등 롬니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롬니 후보도 저돌성을 잃지 않았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원유와 석탄 생산을 줄이지 않았느냐고 무려 다섯차례나 반복하며 답변을 강요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그는 높은 실업률과 빈곤율, 급등한 휘발유와 식품 가격 등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 4년간 실적을 여러차례 언급하며 “앞으로 4년을 지난 4년처럼 지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 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판세를 결정적으로 바꿀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공황 상태에 빠졌던 민주당 내 불안을 진정시키고 3주 남은 선거운동을 새롭게 재편할 기회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먹고 살기 힘들다…그동안 뭘 했냐” 유권자 송곳질문에 진땀 타운홀 미팅 방식 눈길 16일(현지시각) 열린 미국 대선 2차 토론은 후보들의 맨얼굴이 드러난 자리였다. 준비된 전문가들이 아닌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일반 시민들로부터 무작위 질문을 받는 ‘타운홀 미팅’ 형식의 토론은 후보들이 가진 것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1992년 대선부터 도입된 타운홀 토론은 여론조사기관이 선정한 부동층 유권자들이 무대에 나와 직접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다. 타운홀 토론은 미국 건국 초창기에 마을 주민들이 공회당(시청)에 모여 자유로운 격식으로 중요 현안을 논의하던 타운홀 미팅에서 비롯됐다. 이번에도 갤럽은 토론이 열린 뉴욕주 헴스테드시 주변에 사는 유권자 82명을 뽑았고, 사회자는 토론 전에 이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이 중 10여개를 추려냈다. 이번 토론 진행자는 여성으로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대선 후보 토론 사회를 맡은 <시엔엔>(CNN)의 캔디 크롤리였다. 그는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은 ‘베테랑’ 기자다. 질문 주제는 경제·세금·외교 등 지금까지 다뤄온 것이었지만, 내용과 표현은 더욱 피부에 와닿았다. 한 20살 대학생은 “내가 대학을 졸업할 때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을지 나와 우리 부모님께 확신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2008년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한 유권자는 “오바마 대통령은 내게 다시 한표 던지라고 하는데 그동안 뭘 했느냐, 나는 먹고살기 너무 힘들다”고 따졌다. 한 시민은 “오바마 대통령에겐 실망했지만 그렇다고 공화당에 선뜻 표를 주기도 어렵다”며 “밋 롬니 후보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뭐가 다르냐”고 물었다. 타운홀 토론은 후보자들에게 까다로운 형식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지지자들만 만나온 당사자들은 무대 위에서 눈을 마주쳐야 할 질문자들이 자기 편이 아니라는 점을 부담스러워한다. 크롤리는 <시엔엔>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인들은 기자나 전문가들과 인터뷰할 때는 자기한테 불리한 질문에 은근슬쩍 눙쳐도 별로 욕을 먹지 않지만, 일반 시민들의 질문은 피해가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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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설문 “오바마 우세” 7%p 많아 지난 1차 티브이 토론에서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게 ‘한판패’를 당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밤 열린 2차 토론에서는 ‘우세승’을 거뒀다. 최근 2주간 지지율에서 동률을 허용한 오바마 대통령이 판세를 다시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뉴욕주 헴스테드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열린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상대방의 말을 자르거나, 거짓말쟁이라고 몰아붙이는 등 90분 내내 격렬한 설전을 벌였다. <시엔엔>(CNN)이 토론 직후 등록유권자 4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오바마 대통령이 잘했다는 응답이 46%로 롬니 후보(39%)보다 약간 앞섰다. <시비에스>(CBS) 방송이 부동층 52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37% 대 30%로 오바마 대통령이 약간 우세했다. 1차 토론 때 “너무 점잖았다”고 스스로를 평가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롬니 후보의 약점을 줄기차게 물고 늘어지며 공세를 폈다. 토론 시작 직후 롬니가 자동차회사를 파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공격을 시작하더니, 토론 말미에는 문제의 ‘47% 발언’으로 마무리했다. 그는 “국민 47%가 개인적 책임을 거부하고 있으며 자신을 피해자라고 여긴다고 말한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롬니의 소득세율이 14%로 일반인들보다 낮다거나, 투자한 회사를 파산시켰다는 등 롬니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롬니 후보도 저돌성을 잃지 않았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원유와 석탄 생산을 줄이지 않았느냐고 무려 다섯차례나 반복하며 답변을 강요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그는 높은 실업률과 빈곤율, 급등한 휘발유와 식품 가격 등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 4년간 실적을 여러차례 언급하며 “앞으로 4년을 지난 4년처럼 지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 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판세를 결정적으로 바꿀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공황 상태에 빠졌던 민주당 내 불안을 진정시키고 3주 남은 선거운동을 새롭게 재편할 기회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먹고 살기 힘들다…그동안 뭘 했냐” 유권자 송곳질문에 진땀 타운홀 미팅 방식 눈길 16일(현지시각) 열린 미국 대선 2차 토론은 후보들의 맨얼굴이 드러난 자리였다. 준비된 전문가들이 아닌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일반 시민들로부터 무작위 질문을 받는 ‘타운홀 미팅’ 형식의 토론은 후보들이 가진 것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1992년 대선부터 도입된 타운홀 토론은 여론조사기관이 선정한 부동층 유권자들이 무대에 나와 직접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다. 타운홀 토론은 미국 건국 초창기에 마을 주민들이 공회당(시청)에 모여 자유로운 격식으로 중요 현안을 논의하던 타운홀 미팅에서 비롯됐다. 이번에도 갤럽은 토론이 열린 뉴욕주 헴스테드시 주변에 사는 유권자 82명을 뽑았고, 사회자는 토론 전에 이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이 중 10여개를 추려냈다. 이번 토론 진행자는 여성으로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대선 후보 토론 사회를 맡은 <시엔엔>(CNN)의 캔디 크롤리였다. 그는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은 ‘베테랑’ 기자다. 질문 주제는 경제·세금·외교 등 지금까지 다뤄온 것이었지만, 내용과 표현은 더욱 피부에 와닿았다. 한 20살 대학생은 “내가 대학을 졸업할 때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을지 나와 우리 부모님께 확신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2008년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한 유권자는 “오바마 대통령은 내게 다시 한표 던지라고 하는데 그동안 뭘 했느냐, 나는 먹고살기 너무 힘들다”고 따졌다. 한 시민은 “오바마 대통령에겐 실망했지만 그렇다고 공화당에 선뜻 표를 주기도 어렵다”며 “밋 롬니 후보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뭐가 다르냐”고 물었다. 타운홀 토론은 후보자들에게 까다로운 형식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지지자들만 만나온 당사자들은 무대 위에서 눈을 마주쳐야 할 질문자들이 자기 편이 아니라는 점을 부담스러워한다. 크롤리는 <시엔엔>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인들은 기자나 전문가들과 인터뷰할 때는 자기한테 불리한 질문에 은근슬쩍 눙쳐도 별로 욕을 먹지 않지만, 일반 시민들의 질문은 피해가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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