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서 드러난 오바마-롬니 외교정책 비교
당 맞바꾼 듯한 외교정책 발언들
“국민보호 우선” “절대 전쟁안해”
시리아 군사개입엔 모두 부정적
“국민보호 우선” “절대 전쟁안해”
시리아 군사개입엔 모두 부정적
22일 외교를 주제로 세번째 펼쳐진 미국 대선 후보 텔레비전 토론은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가 서로 역할을 뒤바꾼 것 같았다. “최고사령관으로서 나의 첫번째 임무는 국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라고 운을 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종일관 공세적인 태도를 유지했고,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시리아·이란 등과 절대로 전쟁을 벌이지 않겠다”고 몇번씩 다짐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롬니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듯 신중하고 방어적이었던 반면, 오바마는 마치 공화당의 강경론자처럼 보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의견은 곳곳에서 부닥쳤다. 중동과의 관계에서, 롬니는 “리비아 영사관 습격 사건에서 보듯 이슬람 국가들에서 극단주의자들이 횡행하는 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실패”라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는 (영사관 공격에 대해) 테러리즘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불확실성 속에서 판단해야 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세계는 강한 미국을 원하며, 내가 집권한 이후부터 미국은 더 강해졌다”고 반박했다.
시리아 내전의 경우, 두 사람 모두 군사적 개입엔 반대했지만 롬니는 “시리아 내 현 정권에 반대하는 세력을 함께 모아야 한다”고 말해 온도차를 보였다. 오바마는 “결국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은 물러나게 될 것이며 우리는 국제적 공조를 통해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리아의 운명은 시리아 국민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롬니는 “오바마는 코피 아난 유엔 시리아특사가 시리아와 협상하는 것을 그냥 쳐다볼 뿐이었고 결국 협상은 실패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이란 핵개발에 대해서도 롬니는 오바마의 ‘유약함’을 공격했다. 오바마가 “우리는 (군사적 제재 말고는) 이란에 대해 가장 강력한 제재를 하고 있으며 내 임기 동안 그들은 절대 핵무기를 만들 수 없다”고 말하자, 롬니는 “이란은 핵무기 보유 능력을 점점 늘려가고 있으며, 1만개의 원심분리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롬니는 오바마의 중동 순방을 가리키며 “이란 같은 나라가 얕잡아볼 수 있도록 ‘사과 순방’(apology tour)을 한 것”이라고 말했고, 오바마는 “롬니는 이스라엘 방문 때 부유한 유대인 지지자들을 상대로 선거 모금 운동을 하지 않았느냐”고 발끈했다. 오바마는 최근 미국과 이란이 일대일 협상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는 <뉴욕 타임스> 보도에 대해선 부인했다.
미국의 경제동력을 뺏어가는 나라로 지목되는 중국에 대해 롬니는 “중국은 환율 조작으로 미국 기업을 망하게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디자인, 기술을 훔쳐가고 있다”고 열을 올렸다. 오바마는 “중국은 통상정책에서 다른 모든 나라들이 준수하고 있는 룰을 지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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