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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누군가 아빠를 도와주겠다고 생각했다면…”

등록 2012-12-06 13:47수정 2012-12-06 17:48

‘뉴욕 지하철 사고’ 유족 “아빠는 항상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 했다”
사진기자 우마르 압바시 “22초 시간 있었지만 아무도 돕지 않았다”
“그 순간에 누군가 아빠를 도와주겠다고 생각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지나간 일을 바꿀 순 없겠죠.…”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전철역에서 흑인 남성에 떠밀려 숨진 재미동포 한기석(58)씨의 외동딸 애슐리는 5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에이피>(AP)통신은 전했다. 애슐리는 슬픔에 목이 잠긴 채 “아빠는 항상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고 했다”며 “아빠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아빠에게 마지막으로 말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을 텐데”라고 덧붙였다. 애슐리의 어머니는 남편의 사진을 손에 쥔 채 울음을 터뜨렸다.

한씨 가족은 25년 전 미국에 이민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현재 실업 상태로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이 가족이 다니는 교회 목사는 가족들이 <뉴욕포스트> 1면에 실린 사진을 보고 너무나 충격을 받은 상태여서 그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함께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씨를 지하철로에 떠민 용의자 나임 데이비스(30)는 주거지가 없는 홈리스로 절도와 마약 소지 등으로 여러차례 체포된 경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그는 퀸스 지역에 살면서 노점상들 심부름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태아기 알코올 증후군’(임신부의 지나친 음주로 인한 아기의 발육 이상증)을 앓은 병력이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뉴욕 경찰은 데이비스를 2급 살인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미국 사회에선 지하철역에서 한 사람이 죽음의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돕지 않은 것을 놓고 자성론이 일고 있다. 미국 주요 신문과 방송들은 이 사건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

뉴욕의 50대 한인남성이 흑인남성에게 고의로 떠밀려 진입하던 지하철 전동차에 부딪쳐 사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시경(NYPD)은 20대로 추정되는 흑인남성이 3일 낮 12시30분경 맨해튼 7애버뉴 49가 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던 한기석(58 퀸즈 엘머스트 거주) 씨를 갑자기 플랫폼 아래로 떠밀고 도주했다고 밝혔다.
뉴욕의 50대 한인남성이 흑인남성에게 고의로 떠밀려 진입하던 지하철 전동차에 부딪쳐 사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시경(NYPD)은 20대로 추정되는 흑인남성이 3일 낮 12시30분경 맨해튼 7애버뉴 49가 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던 한기석(58 퀸즈 엘머스트 거주) 씨를 갑자기 플랫폼 아래로 떠밀고 도주했다고 밝혔다.
숨진 한씨가 열차에 치이기 직전 모습을 촬영한 프리랜서 사진기자 우마르 압바시는 5일 <엔비시>(NBC) 티브이와의 인터뷰에서 한씨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그를 구하려 하지 않아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씨가 떨어지고 열차가 오기까지 약 22초의 시간이 있었으나 “그와 가까이 서 있던 사람들이 그를 잡아서 끌어올릴 수 있었지만 누구도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 현장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도울 수 없었으며, 사진을 찍으려고 했던 게 아니라 기관사에게 위험 상황을 알리기 위해 플래시를 터뜨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전동차에 치인 한씨의 몸이 승강장으로 끌어 올려지자 주변 사람들이 휴대전화로 한씨의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지하철 사망사건 그후: 그 자리에 영웅은 없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사망 사건을 전날에 이어 크게 다뤘다. 이 신문은 이번 비참한 사건 이후 분노의 목소리가 각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면서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게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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