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베네수엘라, 10일 차베스 궐위선언할까…혼란 예고

등록 2013-01-08 20:46수정 2013-01-08 21:51

대통령 취임 미룬 차베스
1월10일 대통령 취임선서 해야
헌법, 유고땐 30일내 선거 규정

여야, 유고 상태 해석 놓고 다툼
국회 임시궐위 선언땐 대행체제
차베스 지지자들 대규모 집회
네번째 취임식을 사흘 앞둔 7일(현지시각),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선 암 수술 이후 합병증을 앓고 있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회복을 기원하는 집회가 열렸다. 차베스의 지지자들은 카리스마 넘치는 연설을 하고, 텔레비전 쇼에 출연해 시청자들을 웃겼던 대통령을 더이상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차베스의 지지자든 아니든 그의 건강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베네수엘라 분위기는 ‘폭풍 전야’다.

고비는 오는 10일이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대통령이 임기 첫해 1월10일에 국회에서 취임 선서를 해야 하며, 만약 대통령 유고 시엔 30일 이내에 선거를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병석에 누워 있는 상태를 ‘유고’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여야는 헌법 해석을 놓고 격돌하고 있다. 여권은 차베스 취임식을 연기하는 것이 헌법상 가능하다며 사실상 연기 방침을 밝힌 반면, 야권은 취임식 날짜를 바꾸는 것은 헌법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반차베스 성향인 가톨릭 교회까지 “차베스 취임식을 연기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며 가세했다.

헌법의 허점은 대통령이 국회에서 취임 선서식을 하는 것이 불가능할 경우 대법원에서 선서를 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놓고도, 대법원 선서 날짜를 명확하게 적시하지 않은 점이다. 이를 근거로 차베스의 최측근인 디오스다도 카베요 국회의장은 취임식 연기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헌법학자인 펠릭스 로케는 최근 국영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 “필요하다면 대법관들이 쿠바의 베네수엘라 대사관에 가서 차베스의 선서를 들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법리적으로도 반대에 부닥치고 있다. 헌법 전문 변호사인 호세 비센테 아로는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쿠바에 있는 베네수엘라 대사관은 우리나라 영토가 아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지금으로선 가능성이 낮지만, 10일 이전에 차베스의 사망 소식이 발표될 수도 있다. 이 경우엔 2월10일 이전에 선거가 실시돼야 하며 9일까지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다 10일 이후부터는 카베요 국회의장이 대통령직을 대행하게 된다. 만약 차베스가 10일 선서식을 한 뒤 사망하면, 이때부터 30일 안에 선서가 실시되며, 새 대통령 취임 때까지 마두로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맡는다.

아무튼 차베스가 10일 선서식에 참여 못하면, 국회는 영구적인 궐위를 선언하든지, 임시 궐위 상태로 판단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만약 국회가 임시 궐위라고 선언할 경우, 90일 동안 다른 사람이 대행할 수 있고, 국회 동의를 얻으면 추가로 90일을 갱신할 수 있다. <시엔엔>은 “이렇게 되면 대통령 유고 선언 전까지 180일을 더 벌 수 있지만, 누가 대통령직을 대행할 것인지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헌법은 대통령의 임시 궐위 상태에선 부통령이 대행하도록 하고 있지만,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취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통령이 적법한 권한을 지니고 있는지가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10일을 기점으로 베네수엘라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차베스 진영은 이날 대통령궁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것을 촉구하며 세몰이에 나섰다. 야당은 “헌법이 정한 날짜에 취임식이 열리지 않을 경우 여러 국제기구와 함께 소송을 낼 것이며 해외 단체와 대사관 등을 대상으로 캠페인도 준비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박근혜 인수위, 전문가라더니…‘유신2세’ 득실
‘잘 나가는’ 서태지·싸이의 성공 뒤엔 늘 이 사람이…
박준영 전남지사 “호남, 문재인 압도적 지지 충동적” 발언 논란
보수단체 11곳도 “‘친일’ 이동흡 사퇴”
MB, 정권말 ‘철도 민영화 말뚝박기’ 비난 봇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