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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볼리비아, 이번엔 외국계 공항 국유화

등록 2013-02-19 19:38수정 2013-02-19 22:34

모랄레스 “공익 우선 헌법에 부합”
스페인 회사 소유 3곳 전격 접수
즉시 경찰투입…보상액 차후 결정
스페인 정부 “경고조차 없이” 분통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함께 남미의 ‘자원민족주의’를 이끌고 있는 에보 모랄레스(사진) 볼리비아 대통령이 18일 스페인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볼리비아의 주요 공항 3곳을 국유화했다. 라파스, 산타크루즈, 코차밤바 등 3개 공항은 스페인계 항공사인 삽사(SABSA)가 소유하고 있으며 볼리비아 정부와 맺은 공항 운영권은 2025년에 만료된다. 영국 <비비시>(BBC)는 모랄레스 대통령이 “삽사는 2006~2011년에 26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해놓고도 실제론 560만달러만 투자하며 이윤 극대화에만 골몰하고 있다. 대해 볼리비아 정부가 ‘완벽한 기능적 통제’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모랄레스의 이런 조처는 2012년 5월 스페인 소유 전력회사(TDE)와, 같은해 12월 전기공급회사(이베르드롤라)에 이어 스페인 기업에 대한 세번째 국유화 조처다. 볼리비아 정부는 별도의 회사를 고용해 삽사에 대한 보상액을 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볼리비아 정부는 국유화 조처를 발표한 이후 즉각 항공사에 경찰력을 투입했다.

이에 대해 스페인 정부는 “미리 충분한 경고도 주지 않고 경찰력을 동원한 것은 통탄할 일”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스페인은 “최근 볼리비아가 스페인에 취한 일련의 조처들은 비우호적인 행동이며 앞으로 두 나라 관계에 큰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모랄레스 대통령은 “국유화 조처는 에너지분야와 관련해선 사익보다 공익이 더 앞선다고 명시한 볼리비아 헌법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꿈쩍도 않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외국기업에 대해 적대적이라고 할 만큼 대담한 정책을 펴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볼리비아 최초의 원주민 출신 모랄레스 대통령은 2005년 천연가스 등 에너지국유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됐다. 볼리비아는 1985년 경제위기극복을 위해 ‘자본화’라는 이름으로 석유 및 가스산업을 담당하던 국영회사를 다국적기업이 주축이 되는 해외투자자들에게 넘겨 실질적인 민영화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는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빈곤이 심화되는 국민들의 반발을 불러왔고, 중요한 반정부 투쟁 때마다 모랄레스는 그 선봉에 서왔다. 그는 대통령 취임 첫 해인 2006년 세계노동자의 날을 맞아 천연가스산업에 대한 국유화를 발표하고 즉시 스페인·브라질계 에너지회사에 군대를 보냈다. 민첩한 ‘물리적 점유’에 허를 찔린 외국기업들은 이후 6개월간의 협상을 거쳐 가스수입가격, 세금 인상 등 볼리비아의 요구를 수용해야했다. 모랄레스는 2008년 국민투표를 실시해 주요 경제분야에 대한 정부 통제를 강화하고 천연가스산업에 대한 주권을 명시한 헌법을 통과시켰고, 이듬해엔 64%의 높은 득표율로 재선됐다.

그러나 모랄레스의 정치적 입지와는 달리, 해외투자자들이 볼리비아 투자를 꺼리면서 연간 국민소득이 2040달러(2011년 세계은행)로 세계 최빈국에 드는 볼리비아의 경제상황이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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