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의 전쟁’이 되레 위험 불러
15일 보스턴 마라톤 대회 결승선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는 미국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테러 위험 속에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9·11 테러 이후 11년 7개월 동안 계속된 ‘테러와의 전쟁’은 미국을 위기에서 구하지 못했고 오히려 끊임없는 테러의 악순환에 빠뜨렸다.
9·11 테러로 3000여명이 숨진 이후, 미국 내 주요시설이나 항공기 등을 겨냥한 테러 공격 시도는 공개된 것만 30차례가 넘는다. 2001년 10월 부시 행정부가 알카에다를 지원하는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겠다며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뒤, 그해 12월22일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마이애미로 향하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에서 신발 속에 숨긴 폭탄을 터뜨리려던 시도가 적발됐다. 2004년 8월엔 뉴욕 증권거래소·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등 공격 계획이 적발됐고, 2006년 6월에는 시카고의 시어스타워와 연방수사국(FBI) 사무실에 대한 폭탄공격을 계획한 혐의로 7명이 체포됐다. 2009년 9월29일에는 뉴욕시 지하철에 대한 폭탄공격을 계획한 혐의로 아프간인이 체포됐고, 2010년 5월1일에는 뉴욕의 대표적 번화가인 타임스퀘어에서 파키스탄계 미국인의 차량폭탄공격 시도가 드러났다. 이들 시도들은 모두 모의 단계에서 사전에 적발됐지만, 이번 보스턴 마라톤 폭탄 공격이 테러로 확인된다면 9·11 이후 처음으로 미 본토에 대한 테러 공격이 실현된 것이다.
미국 내 테러공격에 대한 공포는 알카에다 조직과 연계되지 않은 미국 내 자생적 테러리스트가 등장하며, 더욱 커졌다. 2011년 11월에는 알카에다를 추종하는 20대 라틴계 미국인이 뉴욕에서 아프간전 참전군인과 경찰 등을 상대로 폭탄테러를 계획하다 적발되는 등 이른바 ‘외로운 늑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5월1일 파키스탄에서 빈 라덴 사살작전이 성공을 거뒀다고 발표했고, 미국인들은 승리를 자축했다. 그러나 빈 라덴 사살 이후 약 2년이 지난 지금도 아프간과 이라크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고, 알카에다 등 이슬람주의 무장단체들은 북아프리카 등에서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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