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곡기 끊은 수용자에 유동식 강제 주입
관타나모의 ‘단식 전쟁’

등록 2013-04-24 20:03수정 2013-04-24 22:01

‘코란 무시’에 항의 최장 단식투쟁
미, ‘코에 튜브로 영양 공급’ 대응
적십자 “자기결정권 침해” 비판
“악수를 하는데 마치 해골의 손을 잡는 것 같았다.”

22일 관타나모 수용소를 방문하고 돌아온 한 변호사는 <마이애미헤럴드>와 인터뷰에서 단식으로 여윈 아프가니스탄 재소자를 이렇게 묘사했다.

미국 정부는 23일 쿠바의 미국령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단식투쟁 중인 수감자들에게 강제급식을 하려고 다음달까지 40명의 의료진을 추가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타나모에선 현재 재소자 166명 중 절반이 넘는 84명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수용소 당국은 매일 이들의 몸무게·영양상태를 점검해 기준에 미달한 이들에겐 코에 튜브를 끼워 유동식을 강제로 주입한다. 이렇게 강제급식을 받는 이들이 17명이다.

관타나모에서 최장기·최대 규모인 이번 단식투쟁은 지난 2월6일 소지품 검사 과정에서 이슬람 경전인 코란이 함부로 다뤄진 데 대한 불만으로 시작됐다. 지난 13일엔 진압장비로 무장한 경비대가 얼마간의 자유로운 생활이 보장되던 공동감옥(캠프6)에 들이닥쳐 쇠파이프와 빗자루로 저항하는 재소자들을 제압하고 독방으로 보냈다. 이 사건 이후 단식에 참가한 수감자들이 두배로 늘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강제급식에 반대하고 있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옥중 단식은 국제적 관심을 모으며 변화를 이끌어낸 역사적 사례가 있다. 영국에 맞서 독립운동을 벌인 아일랜드공화국군(IRA) 소속이던 보비 샌즈는 1981년 영국 감옥에서 단식투쟁을 벌이다 66일 만에 숨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당시 영국 총리였던 마거릿 대처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쏟아졌고, 영국은 ‘무력’에서 ‘협상’으로 돌아섰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9·11 이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며 체포한 이들을 가두려고 2002년 문을 열었다. 현재 23개국에서 온 재소자 166명 중엔 9명만이 기소·유죄 판결을 받았을 뿐 나머지는 ‘테러 혐의’라는 이유만으로 기소나 재판도 없이 갇혀 있다. 이중 절반 이상은 이미 석방·제3국 또는 고국으로의 귀환 결정을 받았는데도 붙들려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009년 대통령 취임 뒤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약속했지만 미 의회가 안보를 이유로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외골수 아베’ 전범 외조부가 뿌리
통신비 아끼려…‘유심 단독개통’ 급증
군 ‘동성애 처벌법’ 여군에도 적용 추진“
‘정년’ 있으면 뭐하나 10대그룹 근속연수 9.36년
[화보] 노원병 최후의 승자는?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