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마 호세프(66)브라질 대통령
반정부시위 지도자 면담한 뒤
반부패·대중교통투자 등 약속
“거리의 목소리 경청하겠다”
반부패·대중교통투자 등 약속
“거리의 목소리 경청하겠다”
공공서비스 개선 등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100만명 시위대를 목도한 지우마 호세프(66·사진) 브라질 대통령이 24일 국민투표라는 비장의 카드를 뽑아들었다. 광범위한 정치개혁안을 논의해 헌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이를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것이다. 그는 부패의 고리를 끊을 정치개혁을 포함해 건강, 대중교통, 교육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 5가지 약속도 내놓았다. 특히 250억달러를 투자해 도시의 대중교통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를 발표하기에 앞서 시위대 지도자들과 만나 그들의 요구를 들었다.
반정부 시위를 대하는 호세프의 태도는, 강경 진압으로 일관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대조적이다. 호세프는 정부의 열린 태도를 강조했다. “우리는 거리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우리는 예외없이 언제나 겸손하고 정확하게 국민들이 보내는 메시지를 이해해야 한다.” 그는 이어 “국민들은 브라질이 지금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을 더이상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며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만이 우리(정부)가 좀더 빠르게 걷도록 만들 수 있다. 브라질은 전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성숙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시위대를 향해 폭력적 행동을 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호세프의 호소가 얼마나 국민들의 마음을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시위는 브라질 80여개 도시에서 100만여명이 시위를 벌인 20일 밤을 고비로 조금씩 사그라지는 분위기지만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영국 <비비시>(BBC)는 “시위대 쪽은 정부가 구체적으로 약속한 것이 없다며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선 컨페더레이션스컵을 놓고 브라질과 우루과이가 맞붙는 26일 다시 한번 대규모 시위를 벌이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내년 재선을 바라보고 있는 호세프는 현재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정치적 미래가 달라진다. 이번 시위는 조직화되지 않은 ‘100만가지 다양한 요구’를 지닌 ‘100만명’이 거리로 쏟아져나온 드문 사례다. 뚜렷한 협상 상대가 없어 일괄 타결도 쉽지 않다. 호세프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경제학을 전공한 엘리트이지만, 열아홉살에 반정부 게릴라 투쟁에 참여했다가 3년 동안 옥에 갇힌 강단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호세프가 ‘좌파다운 민주적 리더십’의 전범을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사진 AP 뉴시스
<한겨레 인기기사>
■ 전두환 전 대통령도 종북? “김일성 주석님께서는 민족의 통일을 위해…” 친서에서 밝혀
■ 새누리, “6자회담 보고받게 해줘 감사”를 ‘김정일에 보고’로 왜곡
■ 국정원 “명예 위해 대화록 공개”…나라 명예는 안중에 없었다
■ 홍명보의 한 수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
■ [화보] 6.25 63주년...미공개 사진으로 본 그날의 현장
■ 전두환 전 대통령도 종북? “김일성 주석님께서는 민족의 통일을 위해…” 친서에서 밝혀
■ 새누리, “6자회담 보고받게 해줘 감사”를 ‘김정일에 보고’로 왜곡
■ 국정원 “명예 위해 대화록 공개”…나라 명예는 안중에 없었다
■ 홍명보의 한 수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
■ [화보] 6.25 63주년...미공개 사진으로 본 그날의 현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