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선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한 캐뜰린 도노반 버겐카운티 행정장, 프리홀더 존 미첼, 조앤 보스 그리고 시민참여센터와 버겐카운티 스탭들. 사진=시민참여센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 미국 ‘위안부 기림비’ 방문
“위안소는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 도살장이었다.”
일본군이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로 동원한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86) 할머니는 15일(현지시각) 미국의 지방 정부가 직접 세운 버겐카운티의 위안부 기림비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 기림비 건립을 주도한 캐서린 도너번 버겐카운티장과 함께 기림비를 방문하면서 “15살에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가 3년 동안 있었던 위안소는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도살장이었다”고 증언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소에서 탈출하다 잡혀 칼질까지 당했고 죽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버겐카운티가 기림비를 세워준 것에 대해 “이제 죽어도 한이 없다”며 감사를 표시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전쟁이 없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버겐카운티는 올해 3월 버겐카운티 법원 앞의 ‘메모리얼 아일랜드’에 위안부 기림비를 건립했다. 기림비 동판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주의 군대에 의해 ‘성노예’(sexual slavery)를 강요당한 한국과 중국, 대만, 필리핀,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출신의 수십만 여성과 소녀들을 추모하며”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메모리얼 아일랜드에는 미국 노예제도로 희생된 흑인과 나치에 학살된 유대인, 아일랜드 대기근, 아르메니아 학살 등을 기리는 4개의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재미동포 단체인 시민참여센터의 초청으로 미국을 찾은 이 할머니는 지난 11일 뉴욕시 퀸스커뮤니티칼리지 쿠퍼버그 홀로코스트센터에서 미국 대학생들과 만나 위안부의 실상을 증언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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