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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김복동 할머니 국외 첫 ‘소녀상’ 만지며 “잘 지켜줘요”

등록 2013-07-31 20:01수정 2013-07-31 22:42

미국에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
일 대사관 앞 동상과 쌍둥이 
미 글렌데일 공원에 들어서
재미동포들 2년간 노력 결실
일 정부 “지극히 유감” 표명
[화보] 위안부 소녀상 쓰다듬는 김복동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시 시립공원에 세워졌다.(사진)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서 있는 것과 똑같은 형상의 소녀상이 외국에 세워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미동포 단체인 가주한미포럼은 30일(현지시각)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8) 할머니와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김서경 작가 부부, 글렌데일 시정부 인사들과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막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2007년 미국 연방 하원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마이크 혼다 의원(민주)과 연방 하원 외교위원장인 에드 로이스 의원(공화) 등은 영상 메시지로 지지를 표명했다.

이 소녀상은 가주한미포럼이 2년 전부터 지역 주민들과 시정부·시의회를 설득해서 이뤄낸 것이다. 2년 전에 ‘일본군 위안부의 날’(7월30일)을 지정하는 등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글렌데일 시정부는 시민들이 많이 다니는 시립 중앙도서관 앞 공원을 터로 내놨다. 제작 비용은 재미동포들의 성금으로 마련했다.

시장 시절 소녀상 건립을 결정한 프랭크 퀸테로 전 시장은 제막식에서 “그동안 일본계로부터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소녀상 건립은 역사를 바로잡는 일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소녀상을 쓰다듬으며 “감사하다. 앞으로 여러 사람들이 보고 역사를 배우도록 잘 지켜달라”고 말했다. 하얀색 저고리와 검정 치마를 입고 제막식에 참석한 김 할머니는 미국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일본계 주민 10여명이 참석해 일본 정부의 반성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계 미국 시민운동단체(NCRR)의 캐시 마사오카 대표는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자 캘리포니아에 살던 일본계 주민은 재산도 뺏기고 수용소로 끌려갔다”며 “하지만 미국 정부는 그들이 겪은 고통에 대해 충분히 배상하고 사과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그는 “그러나 일본 정부는 종전 이후 사과를 했다지만 사과받은 피해자가 없고 배상은 했다지만 배상받은 피해자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소녀상은 앞으로 재미동포는 물론 미국 일반 시민들에게 일본군 위안부의 참상을 알리는 산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 사는 누리 리홍(16)양은 <엔비시>(NBC) 방송에 “내 나이가 일본군에 끌려갔던 위안부들과 비슷하기 때문에 그들이 겪었을 고통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내가 이런 일을 당했다면 큰 상처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주한미포럼 윤석원 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한국과 일본이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뜻에서 소녀상 건립을 추진했다”며 “앞으로도 로스앤젤레스 인근 지역에 위안부 기림비를 추가로 세우는 작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막식은 <에이비시> <시비에스> <시엔엔> <엔비시> 등 미국 주요 방송사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 주요 신문은 물론이고, <엔에이치케이> <마이니치> 등 일본 언론과 중국 언론(신화통신)도 취재에 나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31일 정례회견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글렌데일시 시립공원에 세워진 것에 대해 “지극히 유감”이라며 “위안부 문제를 정치·외교 문제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도쿄/박현 정남구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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