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금강산관광 재개 실무회담을 돌연 연기하며 남북관계가 냉각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25일 오전 판문점에서 북측 지역인 판문각 앞을 작업 인부들이 지나고 있다. 파주/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북-미 1.5트랙회의 열려
6자회담 북한 쪽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이 참가하는 북-미 간 반관반민회의(1.5트랙)가 독일 베를린과 영국 런던에서 잇따라 열린다.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은 베를린 회의는 이번주, 런던 회의는 다음주에 열리며, 북한 쪽에선 리 부상과 최선희 미국국 부국장, 장일훈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두 회의에 모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 쪽에선 베를린 회의엔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 외에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의 주역인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차관보, 밥 칼린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연구원,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 등이 참가한다. 런던 회의엔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와 함께 모튼 아브라모위츠 전 국무부 정보·연구 담당 차관보, 조지프 디트라니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비확산센터 전 소장,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 토니 남궁 전 버클리대 동아시아연구소 부소장 등이 참가한다.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가 두 회의에 모두 참석하는 것은 이들 회의를 마련한 주체가 다르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들 회의에 참석하는 미국 쪽 인사들은 대부분 북한 핵문제를 지금처럼 방치해놓기보다는 협상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대화파로 분류된다. 특히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와 디트라니 전 소장은 오바마 1기 행정부 때 각각 대북 정책과 정보를 맡은 이들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들 회의에 북한이 고위 당국자들을 참가시킨 것은 미국과 접촉면을 넓혀 북-미 대화의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목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북한의 이런 행보는 좀더 협조적인 자세를 보여달라는 중국의 촉구에 대한 대응이라는 측면과 함께 올해 초 핵무기 사용 위협으로 손상된 이미지를 회복하려는 ‘마음 사로잡기 공세’와 관련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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