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계파 “셧다운과 연계 불필요”
국가부도 책임 떠안을까 우려
베이너 의장 “오바마 일방통행”
국가부도 책임 떠안을까 우려
베이너 의장 “오바마 일방통행”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 정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를 주도한 공화당 내부에서도 분열 조짐이 나오고 있다고 정치전문 인터넷 매체 <폴리티코>가 8일 보도했다. 여론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지만, 셧다운 사태를 풀고 17일이 시한인 연방정부 부채 한도를 증액할 ‘출구전략’이 없는 탓이다.
<폴리티코>는 “셧다운 사태에도 민주당은 원칙을 내세우며 협상을 완강히 거부하는데다, 부채 한도 증액 시한이 코 앞으로 닥쳐오면서 자칫 국가부도 사태의 책임까지 떠안게 될 것이란 우려가 공화당 내에서 커지고 있다”며 “셧다운 사태와 별개로 일단 연방정부 부채 한도를 증액해 급한 불은 끄자는 ‘분리대응론’이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하원 공화당 최대계파로 꼽히는 공화당연구위원회(RSC)의 스티브 스칼리스 위원장은 “부채 한도 증액은 시한 안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셧다운 사태와 반드시 연계해 처리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8일에도 백악관과 공화당의 신경전은 팽팽하게 이어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조건없는 부채한도 증액’을 거듭 요구했다. 또 셧다운 사태를 풀기 위해 단기 예산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이 정부 기능을 정상화시키고 부채 한도를 증액한다면, (오바마케어를 포함해) 어떤 문제든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장기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면, 단기적인 조치를 취한 뒤 협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은) 공화당이 조건없이 항복을 하면, 그때가서 협상에 응하겠다는 말”이라며 “전혀 미국적이지 않은 일방통행”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셧다운 사태가 세계 경제에 드리운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8일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를 내놓고, 미국의 국가 부도 사태가 현실화하면 ‘재난적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는 올리비에 블랑샤르 국제통화기금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따 “(부채 한도 증액 실패로) 미국 정부가 채무 불이행 사태에 빠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지만, 만약 현실화한다면 파급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미국은 물론 전세계 금융시장에 엄청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날 뉴욕증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견줘 159.17포인트(1.07%) 폭락한 1만4776.53으로 거래를 마쳤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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