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7일 채무불이행 시한 임박
IMF 총재 “세계경제 침체 위험성”
세계은행 총재 “개도국에 더 충격”
중국·독일도 ‘사태 조속 해결’ 촉구
미 상원 협상 합의없이 난항 거듭
내년 시퀘스터 축소 새쟁점 부상
IMF 총재 “세계경제 침체 위험성”
세계은행 총재 “개도국에 더 충격”
중국·독일도 ‘사태 조속 해결’ 촉구
미 상원 협상 합의없이 난항 거듭
내년 시퀘스터 축소 새쟁점 부상
미국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 시한인 17일을 향한 초읽기가 시작된 가운데, 세계경제 지도자들이 미국에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제 금융계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비상계획 마련에 들어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3일 미국 <엔비시>(NBC) 방송에 나와 미국이 부채 한도 증액과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 정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혼란과 불확실성, 신뢰 부족은 전세계적인 대규모 혼란을 의미한다”며 “또다시 세계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1~1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연차총회 때 애초 세계경제의 회복 등을 주제로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미국의 위기가 다른 의제들을 압도했다고 말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연차총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매우 위험한 순간까지 며칠 남지 않았다”며 “마감시한이 다가올 수록 개발도상국에 대한 충격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따로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재정 교착 상태는 지체없이 해결돼야 한다”고 촉구했고, 리강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도 “재정 불확실성을 즉각 해소하라”고 미국에 요청했다.
13일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주최 회의에 참석한 국제 금융계 인사들은 미국의 디폴트가 미국 국채 및 달러 가치에 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이미 다이먼 제이피모건 회장은 “마감시한이 다가오면 시장이 패닉에 빠질 것”이라며 “제이피모건은 디폴트 가능성에 대비하려고 엄청난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슈 제인 도이체방크 회장도 디폴트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하고 있으나 손실을 차단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아주 급속도로 퍼지는 치명적 질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도 시장 혼란에 대비한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한편, 미국 상원의 민주-공화당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와 미치 매코널 의원은 13일 전화통화를 하며 협상을 이어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협상에서 리드 원내대표는 내년 1월부터 집행되는 예산에서 이른바 시퀘스터(10년간 1조2000억달러의 정부예산 삭감 조처) 규모를 줄이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쪽은 원래 기존에 짜여진 내년 예산안을 통과시키면 된다는 태도였다. 그런데 최근 공화당이 수세에 몰리자 새로운 요구 사항을 내걸고 있는 것이다. 리드 원내대표는 “대화가 실질적이었다”며 “긍정적 결론이 나오리라고 낙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 쪽은 민주당이 공화당의 백기투항을 요구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연방정부 지출은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며 “이런 삭감 조처를 원상태로 되돌리는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