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진적 통합 위한 일정표 마련
호텔 등서 1대 10 교환 시험중
직종간 임금 격차 사회 문제화
호텔 등서 1대 10 교환 시험중
직종간 임금 격차 사회 문제화
쿠바 정부가 내국인과 외국인이 사용하는 화폐를 나눠온 이중 통화 제도를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이중 통화 제도를 공식 운영해 온 나라는 세계에서 쿠바가 유일하다.
통신은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의 보도 내용을 따 “국가평의회가 이날 회의를 열어 1994년 이후 유지해 온 이중통화제를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을 점차적으로 실행할 일정표를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소비에트연방(소련)에 사탕수수(설탕)를 비싼 값에 수출하고 석유를 비롯한 공산품을 값싸게 수입한 쿠바 경제는 1991년 말 소비에트 몰락 이후 극심한 충격에 휩싸였다. 값싼 석유를 이용한 기계화에 의존한 농업이 기반부터 무너져, 북한이 극심한 식량·에너지난에 허덕인 ‘고난의 행군’ 시기에 비견되는 ‘특별 시기’를 겪어야 했을 정도다. 1994년 쿠바 정부가 이중통화제를 도입한 것도 달러·유로 등 외국인 관광객이 사용하는 경화를 끌어모으려는 조처였다.
하지만 애초 달러화와 1 대 1로 맞춘 국내용 페소화(CUP)와 태환 가능한 페소화(CUC)의 가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진 게 문제였다. 현재 국내용과 태환 가능한 페소화의 환율은 무려 1 대 25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의사 등 전문직의 임금보다 택시기사나 호텔 종업원 등 외국인을 상대하는 직종의 임금이 갈수록 높아져 사회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앞서 <에이피>(AP) 통신은 지난 1일 “쿠바 정부가 이중화폐제 폐지를 위해 두 화폐의 환율을 1 대 10으로 맞춘 ‘시험 프로그램’을 일부 수출업체와 호텔 등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1년 4월 친형인 피델 카스트로의 뒤를 이어 집권한 이후 지속적으로 ‘시장개혁’ 조처를 취하고 있는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 9일 그간 국가가 주도해 온 관광산업을 ‘민간’에 개방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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