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핵화 진전 있어야”
회담 재개 시간 더 걸릴 듯
회담 재개 시간 더 걸릴 듯
정부 고위당국자는 5일(현지시각) 북핵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해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여건 조성의 문제”라며 “아직 대화 재개 시기를 언제라고 얘기할 정도로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날 미국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틀과 관련해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는 틀을 만들어서 재개해야 하며, 회담 기간 중에 북한의 핵능력 강화를 막을 수 있는 최선의 틀을 갖추는 게 목표”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과거 북한의 핵실험 전에는 한-미가 전제 조건 없이 만나 길을 찾아보자는 태도였다”며 “그러나 지금은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헌법에 명문화하고 핵 군축을 하겠다고 주장하는 만큼 비핵화 진전을 기대할 만한 여건이 되는지 확인하지 않고는 회담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의 말로만 보면, 최근 미-중 간의 빈번한 협의와 중국의 적극적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이 재개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비핵화 달성을 위한 여건과 관련해 “중국은 조금 더 너그럽고 한·미는 조금 더 엄격하다”며 아직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 우다웨이 6자회담 수석대표가 지난주 미국 쪽과 협의한 중재안에 대해 “중국이 과거보다는 북한의 핵포기 쪽으로 방점이 가 있는 전향적인 내용이라고 평가한다”면서도 “한국과 미국이 원하는 만큼 오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상당한 거리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도 조건 없이 6자회담을 열자는 과거 태도와는 달리 회담 재개를 위한 긍정적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어렵게 만났는데 북한이 도발을 하거나 핵군축을 협상하자고 주장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정치적·여론적 지지가 감소하고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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