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케어’ 대리전 벌어진
버지니아 주지사 민주 후보 당선
뉴욕 등 4곳 시장 모두 민주 석권
차기대선 물망 공화 온건파
뉴저지 주지사 재선 ‘체면치레’
버지니아 주지사 민주 후보 당선
뉴욕 등 4곳 시장 모두 민주 석권
차기대선 물망 공화 온건파
뉴저지 주지사 재선 ‘체면치레’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강경파 티파티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러진 미국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테리 매컬리프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선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크리스 크리스티 현 주지사가 압승을 거두며 재선에 성공했다.
5일 치러진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선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의장 출신인 매컬리프 후보는 현직 주 검찰총장인 켄 쿠치넬리 후보와 피 말리는 접전을 벌였다. 개표율이 75%를 넘어설 때까지도 3만~4만표까지 뒤지며 패색이 짙었던 매컬리프 후보는 막판 극적인 뒤집기에 성공하면서 5만여표 차이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번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관심이 집중된 것은 쿠치넬리 후보가 미 50개주 검찰총장 가운데 처음으로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안)에 대한 위헌소송을 제기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 중단) 사태를 부른 티파티 쪽에서 쿠치넬리 후보를 전폭 지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 쪽도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까지 거물급이 총출동하면서, 이번 선거는 사실상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로 여겨졌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민주당의 매컬리프 후보는 40만명의 저소득층 주민을 상대로 오바마케어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앞세웠다. 반면 쿠치넬리 후보는 당선되면 ‘오바마 저격수’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사주간지 <네이션>은 인터넷판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티파티로 대표되는 공화당 강경파에 대한 여론의 심판”이라며 “매컬리프 후보의 당선으로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 빨간 불이 켜졌다”고 지적했다.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선 크리스티 현 주지사가 60%의 득표율로 민주당 바버라 부오노 후보를 제치고 압승을 거뒀다. 공화당 내에서 상대적으로 온건파로 분류돼 온 크리스티 주지사는 지난해 10월 말 허리케인 샌디가 휩쓸고 지나간 이후 발 빠른 재해 복구로 유권자의 마음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대선을 목전에 둔 정치적으로 미묘한 시점이었음에도, 그는 재해현장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등 ‘초당적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뉴저지주에서 크리스티 주지사가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공화당 후보였기 때문이 아니라 온건파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며 “이번 당선으로 크리스티 주지사는 2016년 대선에서 유력한 공화당 후보임을 여실히 입증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동시에 치러진 4개 주요 도시 시장 선거는 민주당이 휩쓸었다. 진보 성향의 빌 드 블라지오 후보는 무려 73.3%의 압도적 지지율을 올리며, 민주당이 20년 만에 배출한 뉴욕시장이 됐다. 보스턴과 애틀랜타에서 민주당 마티 월쉬 후보와 카심 리드 후보가 무난히 당선됐으며, 최근 파산 상태에 빠진 디트로이트에서도 민주당 마이크 더간 후보가 55%의 득표율로 ‘40년 만의 백인 시장’으로 당선됐다. 이날 일리노이주는 주민투표를 거쳐 미국에서 15번째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