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견서 “시민 우려 커져”
“내년 1월 분명한 결론 내겠다”
“내년 1월 분명한 결론 내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 국가안보국(NSA)의 감시 프로그램을 대폭 수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말 휴가지인 하와이로 떠나기 전 송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자문위원회가 제시한 권고안을 놓고 정보기관과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뒤 내년 1월에 분명한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 중앙정보국(CI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직후 오바마 대통령이 이 프로그램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던 것에서 태도를 바꾼 것이다. 언론의 폭로가 계속 이어져 시민들의 불신이 커진데다 최근 연방법원의 판결과 대통령 자문위의 개혁 권고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는 등 환경 변화가 있었다”며 “예를 들어 개인들의 전화통역 내역(메타데이터)을 국가안보국이 보관하는 게 아니라 민간 통신회사가 보관하게 하는 방안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5개국 외국 지도자 등 외국인들에 대한 도청 문제와 관련해서도 개선할 뜻을 밝혔다. 그는 “국내와 달리 국제적으로는 (감시 프로그램에 대한) 법적 제약이 적다”며 “우리가 어떤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곧바로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갖고 있는 가치가 과거보다 더 체계적으로 우리의 국경선을 넘어 적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외국 정상들에 대한 도청의 경우 지금처럼 국가안보국에 맡겨놓는 방식이 아니라 백악관이 개별 도청 건에 대해 승인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회견에서 주로 미국 내 현안에 대해 질문을 했고, 외교정책과 관련해서는 이란 핵문제만 거론했다.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에 대한 미국 언론의 관심이 높아지긴 했지만, 이날 회견에선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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