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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더블라지오 뉴욕시장 “불평등 끝내야”

등록 2014-01-02 19:52수정 2014-01-03 08:55

취임식서 부유층 증세 재확인
인종차별 부른 ‘불심검문’도 개혁
진보 성향 개혁파인 빌 더블라지오(52·민주당)가 1일 미국 뉴욕시장에 취임하면서 미국 최대 도시이자 세계 금융의 심장부인 뉴욕에서 새로운 진보의 실험이 시작됐다.

더블라지오는 이날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주재로 뉴욕시청 앞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4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행사장에는 차기 대선 후보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참석했다. 민주당이 뉴욕 시정을 이끄는 것은 20년 만에 처음인데 더블라지오는 민주당 안에서도 진보적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가족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행사장에 도착한 더블라지오는 연설에서 “뉴욕을 위협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끝내라는 부름을 받았다”며 “뉴욕을 새로운 진보적 방향으로 이끌겠다고 약속한다”고 천명했다. 그는 “뉴욕은 재정 붕괴, 범죄 확산, 테러 공격, 자연재해에 직면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평등 위기라는 또다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려면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더블라지오는 유세 기간에 내세운 공약들을 이날 취임연설에 담아 실행 의지를 과시했다. 그는 자신의 대표적 공약으로 꼽히는 부유층 증세와 4살 어린이에 대한 보편적 무상보육 정책을 재확인했다. 부유층 증세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유치원 취학 전 어린이(4살)에 대한 전면적인 무상보육과 중학생 방과후 교실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더블라지오는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해 유급 병가제도 수혜자를 30만명 확대하고 정부 보조금을 받는 기업들에 임금 인상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법을 정비하는 한편, 빈곤층을 위한 주택과 지역 보건소 건립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흑인과 중남미계 시민들이 주요 대상이 됐던 불심검문 제도도 개혁 대상에 올려놓았다. 그는 교육정책에서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현재 전국 일제고사를 통해 학교와 교사들을 평가하는 제도를 확대하고 있는데, 더블라지오는 이 정책을 따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무명의 정치인이던 더블라지오가 뉴욕시 인구만 830만명, 인근 메트로폴리탄 지역까지 합하면 1900만명이 넘는 거대 도시를 대상으로 자신의 공약을 얼마나 실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유층 증세만 해도 뉴욕 주지사와 주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사안이다.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더블라지오의 정치적 멘토이지만 자신이 올해 선거를 치러야 하는 터라 이를 승인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불심검문을 개혁하면서도 범죄율을 낮추는 일도 난제다.

<뉴욕 타임스>는 “더블라지오가 뉴욕시를 과거에 시도한 적 없는 대형 진보적 의제들을 실험하는 장으로 바꾸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보편적 보육과 저임금 노동자 처우 개선 같은 중대한 정책들이 뉴욕에서 실행가능한 것으로 증명되기를 희망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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