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스티브 피어스(66·뉴멕시코주) 하원의원
피어스 의원 최근 출간 회고록서
“부인은 남편에게 자발적 복종을”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악재 터져
“부인은 남편에게 자발적 복종을”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악재 터져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성 유권자 표심 공략에 고심하고 있는 미국 공화당이 뜻밖의 악재를 만났다. 현역 하원의원이 최근 펴낸 회고록에서 여성의 ‘자발적 복종’을 강조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탓이다.
미 일간 <워싱턴 포스트>는 22일 공화당 스티브 피어스 하원의원(66·뉴멕시코주·사진)이 지난달 내놓은 회고록 <비행기나 몰아, 멍청아>에서 “군대와 마찬가지로 가정에서도 모든 구성원이 일사불란하게 자기 몫을 해내는 지휘체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전했다. 공군 조종사로 베트남전에 참전한 피어스 의원은 오랜 뉴멕시코주 하원의원 생활을 거쳐 2003년 워싱턴 정가에 진출한 4선 중진이다. 그는 회고록에서 ‘성서의 가르침’이라며 이렇게 썼다.
“남편이 사랑으로 가정을 이끌고 희생해야 하는 것처럼, 부인은 남편에게 자발적으로 복종해야 한다.(…)부인이 복종하는 건 열등해서가 아니다. 마치 신께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것처럼, 남편에 대한 사랑 때문에 복종하는 것이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면서 미국 정치권 안팎에선 2012년 대선 당시 공화당을 강타한 ‘젠더 갭’ 현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선거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남성 유권자층에선 공화당 밋 롬니 후보에게 52% 대 45%로 뒤지고도 여성층 55%의 지지를 바탕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허핑턴 포스트>는 “피어스 의원이 유명세가 있거나 의회 지도부에 속한 것은 아니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성 유권자에게 다가서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골몰해온 공화당으로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지난해 12월 의회 보좌진을 상대로 다가오는 선거운동 기간에 성차별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특별교육까지 시킨 바 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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