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41) 국방장관 비서실장
“오바마와 직접 소통 가능한 인물”
중국 견제·북한 위협 대응 강조
일 집단자위권 추진 적극 옹호
중국 견제·북한 위협 대응 강조
일 집단자위권 추진 적극 옹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자신의 측근 중 한명인 마크 리퍼트(41·사진)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성김 주한 미국대사의 후임으로 공식 지명했다.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을 주한 미국대사에 지명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주한 미국대사는 국무부 부차관보급의 직업 외교관들이 주로 맡아온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핵심 외교정책으로 내세우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리퍼트 내정자는 2011~2012년 국방부에서 아시아·태평양 차관보를 맡아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국방 분야를 주관했고, 지난해부터 국방장관 비서실장으로 일하면서도 아시아 정책에 관여해왔다.
특히 리퍼트 내정자는 앞으로 대중국 견제를 위한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 체제를 강화하는 작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삼각 안보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리퍼트 내정자는 지명 바로 전날인 지난달 30일 워싱턴에서 열린 사사카와평화재단의 ‘미·일 동맹’ 세미나에서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응해 한·미·일 안보협력을 계속 강화해나가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3국 국방장관 회담 개최를 희망한다는 말까지 했다.
지난달 한·미·일 3국 안보토의(DTT)에 미국 측 대표로 참석하기도 한 그는 안보토의에 대해 “매우 생산적이고 실질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집단자위권 추진과 관련해서는 일본의 군사력을 확대하고 유연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리퍼트 내정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이던 시절인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보좌관으로 일했다. 그는 2007년 이라크전 참전을 위해 휴직을 하면서 자신이 비운 자리에 지금의 백악관 비서실장인 데니스 맥도너를 천거했다고 한다.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에는 인수팀에 합류했고, 취임 직후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대통령 부보좌관을 지냈다. 이른바 ‘오바마 패밀리’에 속하는 인물인 셈이다.
이번 지명은 한국 정부가 미국 대통령과의 직접 소통이 가능한 인물을 선호한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국무부 부차관보급의 주한 미국대사가 미국 명문가 출신인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대사와 거물 정치인 출신인 맥스 보커스 주중 대사와 격이 너무 차이가 난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리퍼트 내정자는 상원 인준절차를 거쳐 오는 8월께 부임 예정이나, 현재 인준 적체 현상이 심해 지연될 수도 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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