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외교정책 비판에 자평
북과의 대화단절 등 현실과 달라
북과의 대화단절 등 현실과 달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20일 미-중 간의 대북정책 공조의 영향으로 북한이 “조용해졌다”는 평가를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케리 장관은 20일 미국 <엔비시>(NBC) 방송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분명치 않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비판가들은 사실을 보지 않고 성급히 결론을 내리길 원한다”며 “그러나 미국은 지금보다 더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리더십을 발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보여주는 첫번째 사례로 북한을 꼽았다. 그는 “이제 막 중국에서 돌아왔는데 그곳에서 북한에 대한 대응방안을 협의했다”며 “지난해 (4월) 내가 방문한 이후 북한이 더 조용해졌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진전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의 이날 발언은 지난해 4월 한·중·일 3국을 방문한 이후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외교적 성과로 자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6자회담 재개 등 북한과의 대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북한의 단·중거리 미사일 발사가 계속되는 등 한반도 긴장이 여전히 높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또 케리 장관이 미국의 안보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만 주로 관심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 물론, 오바마 행정부 외교정책에 대한 국내외 비판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궁여지책으로 북한 사례를 들었을 수도 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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