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차기 전투기로 선정된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 가격이 캐나다 등 여러 국가들의 잇따른 구매 보류·축소 결정으로 급등할 우려가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8일 보도했다.
캐나다는 F-35 개발 초기단계부터 확실한 구매 예상국으로 분류됐으나, 가격이 애초 계획보다 크게 상승하자 구매를 보류한 상태다. “캐나다 정부는 2010년 F-35 65대를 구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2년 뒤 가격 상승 문제가 제기되면서 구매를 보류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신문은 또 이탈리아와 네덜란드는 이 전투기의 구매 대수를 이미 줄였으며, 덴마크는 현재 F-35와 다른 기종의 전투기를 경쟁시키고 있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록히드마틴은 F-35의 국외 판매를 목적으로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파트너십’이라는 이름 아래 8개국을 끌어들였다. 여기에는 네덜란드·노르웨이·덴마크·영국·오스트레일리아·이탈리아·캐나다·터키 등이 참여했다. 그런데 이들 국가들에서마저 F-35 구매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는 셈이다. 이들 국가 외에 일본과 이스라엘은 구매에 합의했고, 한국은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신문은 “록히드마틴과 미 국방부는 역사상 가장 많은 개발비용이 투입된 전투기인 F-35의 구매가격을 합리적으로 낮추고자 대외 판촉에 나서왔다”며 “그러나 캐나다 같은 나라가 구매를 주저한다면 장기적으로 이 프로그램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여부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 전투기의 생산비용은 대당 1억1000만달러(약 1130억원)다. 하지만 생산비용은 연구·개발 비용이 반영되는 구매가격과는 개념이 다르다. 신문은 “정부회계원(GAO)이 최근 보고서에서 F-35를 적당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을지에 상당한 우려가 남아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게다가, 경쟁사인 보잉이 ‘F-18 슈퍼 호넷’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을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로비를 벌이고 있는 점도 F-35에는 도전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우리나라는 애초 차기 전투기를 60대 사들이려다 F-35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구매 대수를 대폭 줄여 2018년부터 4년간 약 7조4000억원을 들여 40대를 사기로 했다. 방위사업청은 9월까지 계약 체결을 목표로 록히드마틴과 가격 등을 협상중이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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