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0일(한국시각 11일 오전) 수니파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를 붕괴시키기 위해 이라크를 넘어 시리아 근거지로 공격을 확대한다고 선언했다. ‘오바마의 테러와의 전쟁’이 막을 올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9·11 테러 13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밤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리의 목표는 포괄적인 대테러 전략을 통해 이슬람국가를 와해시키고 궁극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그들이 어디에 있든 이 테러리스트들을 끝까지 추적해 잡을 것”이라며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에 대한 조처에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라크에 475명의 미군 자문관들을 추가 파병하겠다고 밝혀, 이라크 내 이슬람국가에 대한 공격도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발표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년간 군사개입을 주저했던 시리아 내전에 본격 개입하게 됐다. 또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종전을 기치로 내걸고 당선됐던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2년여를 남기고 자신의 외교정책의 근본을 뒤흔드는 처지에 빠지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 지상군을 파병하는 것이 아닌 만큼 조지 부시 전 행정부가 시작했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시리아로 공습 확대, 미군 1600명의 이라크 파병, 연합군 구성 등 규모로 볼 때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버금가는 대규모 전쟁이 분명하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진단이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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