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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캐나다 의사당서 괴한 총기 난사…IS 보복 테러 가능성

등록 2014-10-23 20:21수정 2014-10-23 22:45

‘이슬람교 개종’ 캐나다 국적 30대
전쟁기념탑 경비 군인에 총격 살해
의사당 난입후 현장서 사살당해
하퍼 총리 “테러리스트 소행” 비난
22일 캐나다 수도 오타와의 국회의사당 한복판까지 괴한이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해 캐나다가 충격에 빠졌다. 총기 난사는 의사당뿐만 아니라 인근 전쟁기념탑에서도 벌어졌으며, 괴한의 총격으로 경비병 1명이 숨졌다. 의사당에 난입한 괴한은 의사당 경위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은 캐나다가 미국이 주도하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격에 참여하기로 하고 테러 경계 수준을 낮은 수준에서 중간 등급으로 올린 뒤 일어나 파장이 크다. 총기 난사 사건이 캐나다의 이슬람국가 공격 동참에 대한 보복 공격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이번 사건을 “테러리스트의 짓”이라고 비난했다.

첫 총성은 이날 오전 9시52분께 전쟁기념탑에서 울렸다. 괴한이 전쟁기념탑에서 경비를 서던 군인 1명을 쏴 죽인 뒤, 승리했다는 듯 손을 들어 보였다. 그는 이어 전쟁기념탑에서 수백m밖에 떨어지지 않은 의사당으로 들어가 총을 쐈다고 캐나다 <글로브앤메일>이 전했다. 당시 의사당 회의실에선 하퍼 총리가 의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었으나 총소리를 듣고 대피했다. 괴한이 의사당 안으로 난입해 들어가면서 30여발의 총성이 울렸다. 이 과정에서 3명가량이 부상을 입었다. 괴한은 의사당 회의실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경위 케빈 비커스(58)가 쏜 총을 맞고 숨졌다.

괴한을 목격한 한 건설 노동자는 <로이터> 통신에 “청색 바지와 검은색 재킷을 입고 스카프로 반쯤 얼굴을 가린 남자가 차를 빼앗아 타고 의사당 쪽으로 갔다”고 말했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사살당한 괴한이 올해 32살인 캐나다 국적의 마이클 제하프비보라고 밝혔다고 <글로브앤메일> 등이 전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제하프비보의 원래 이름은 마이클 조세프 홀인데 이슬람으로 개종하면서 이름을 바꿨다고 밝혔다. 제하프비보는 최근 위험 인물로 지정돼 출국 제한 대상이었으며, 퀘벡 등에서 마약 소지와 강도를 저지른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친구 데이브 배서스트는 “제하프비보가 ‘악마가 자신의 뒤에 있다’는 소리를 하는 등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캐나다 국회의사당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인 마이클 제하프비보로 추정되는 인물의 트위터 사진.
캐나다 국회의사당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인 마이클 제하프비보로 추정되는 인물의 트위터 사진.
광산 노동자로 일하기도 한 제하프비보는 몇년 전 리비아에서 지낸 적이 있는데, 최근 리비아에 다시 가고 싶어했지만 여행 제한 조처 때문에 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아버지가 2011년 리비아에 가 반군에 가담한 적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목격자 증언을 종합해보면 제하프비보가 전쟁기념탑에서 총격을 가한 뒤 의사당으로 이동한 듯 보인다. 캐나다 경찰은 앞서 두 장소에서 일어난 총격이 동일인 소행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했으나, 이후 동일인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일 몬트리올 인근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한 25살 남성이 군인 2명을 차로 치어 이 중 1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난 지 이틀 만에 발생했다. 당시 이 남성은 군인을 친 뒤 도망가다가 경찰이 쏜 총탄을 맞고 숨졌다. 당시 사건의 범인은 이전에 페이스북에 ‘시리아에 가서 이슬람국가에 가담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번 의사당 총기 난사 사건 범인과 몬트리올 인근 차량 질주 사건이 연관돼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퍼 총리는 사건 발생 10시간 뒤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캐나다는 결코 겁을 먹지 않을 것이다. 캐나다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퍼 총리는 이번 사건이 “캐나다가 결코 테러 공격에서 자유로운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고도 말했다.

이날 오전에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인근 오타와대와 상가 등 시내 통행이 한동안 제한됐으나, 경찰은 오후 들어 더이상 위협은 없다며 통행 제한 조처를 해제했다. 다만, 사건 조사를 위해 의사당 앞은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됐고 오타와에 있는 미국대사관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접근을 제한했다. 하퍼 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화 통화를 해 양국간 동맹을 재확인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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